▲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핸드폰으로 중고거래를 시작했다.

동네인증을 받고 아직 쓸만하지만 안 쓰고 있는 물건들을 판매물건으로 올린다. 판매 할 물건을 사진 찍고 물건상태를 체크해 상세 설명을 덧붙인다. 가격까지 책정해 마무리 해놓고 구매자의 손길을 기다린다.

“그래, 첫 거래는 나눔이야. 내겐 무용지물이지만 다른 누군가 에겐 긴히 쓰일 것이니 나눔부터 시작해보자.”

안 쓰고 있던 밥솥을 사진 찍어 올려본다. 나눔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글이 올라온다. 간단명료하게 인사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눔 받고 싶은 사연을 구구절절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당연히 마음은 긴 사연으로 쏠리고, 당첨되면 감사하겠다는 인사까지 받았으니 당첨이다. 그리고 일사천리로 가져갈 시간과 주소를 주고받고 서로 잘 지켜지는 가운데 약속이 이행되고 나면 거래완료다.

이사 말미에 필요 없는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이용해도 좋고, 싫증 난 물건을 바꾸어 보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 다양한 물건들로 고가에서 나눔까지 천차만별이다.

물건을 주고받기 위해 채팅을 이용하는데, 말이란 것이 정말 예쁜 말과 고운말, 마음에 쏘옥 들어오는 말이 있는가 하면 예의 없고 제멋대로인 말도 많다. 후기 평가에 좋은 매너는 황금배지도 준다. 꼭 받아서 맛이 아니라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서로 기분 좋고 황금배지까지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주고 받는 말 속에 뿌린 씨앗이 미움이 될지, 사랑이 될지는 뱉어내는 사람 마음이다. 바른 마음으로 작은 일 하나에도 정성을 보인다면 사랑이겠다.

말이 거친 사람은 화를 안고 사는 사람이며 허풍이 센 사람은 실은 외로워서 허세를 부린다. 자랑을 늘어 놓는 건 마음이 약하기 때문이고 다른 사람을 헐 뜯는 사람은 열등감에 사로 잡힌 사람이다. 다른 사람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늘어놓는 사람은 마음이 조급하다.

반면 다른 사람을 격려하는 사람은 자신의 마음이 행복하다. 부드럽게 말하는 사람은 마음이 안정 되여 있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준다.

‘사랑해요’’고마워요’’감사합니다’’반갑습니다’’보고 싶었어요’ 예쁘고 고운 마음이 가득 담겨 마음속에 평화가 깃드는 말이 많다.

이 봄에 새싹처럼 온 천지에 솟아올랐으면 좋겠다.

노경민 작가는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