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송수복 시인] 코로나19로 생활패턴이 바뀌더니 말로만 듣던 "창살 없는 감옥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아프게 와 닿습니다. 몸도 마음 따라 자유롭지 못함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문제로 혼란스럽습니다.

2년이 넘도록 잘 견뎌 왔지만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늘 그랬듯이 혼자이기보다는 함께여서 좋았던 우리였습니다. 동창회를 중단했던 중 고등부 친구들이 보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주위에 친인척이나 지인들도 그렇겠지만 스스로 외롭고 쓸쓸해지기까지 합니다.

생각다 못해 습관적인 오지랖이 발동하게 되었습니다. 중 고등부 친구들 이름을 다 나열해 보고 전화번호도 꾹꾹 눌러 봅니다. 그리고 단체 톡방을 개설했습니다. “그리운 사람들 모임방”이라고 이름을 붙여봅니다.

서로 오도 가도 못하고 만나기도 힘든 지금 그립고 보고 싶은 마음 이곳에서 함께 하자고 나만의 사랑 고백을 해 보았습니다. 20년도 넘은 세월을 추억으로 되돌아보며 모인 친구들이 모두 깜짝 놀라며 서로를 맞이하는 따뜻한 나눔의 방이 되었습니다. 이름만 보고도 이렇게 반가운데 직접 얼굴을 마주하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때로는 오지랖도 누군가에게 위안이 될 때가 있다는 것을 다행이라 생각해 봅니다. 덕분에 모두에게 격려와 칭찬으로 따뜻한 호의를 받게 되니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그동안 몇 번의 강산이 변한 탓일까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혼자 된 친구도 많고 남편 병수발에 본인까지 앓고 있는 안타까운 친구도 있습니다.

두 발로 걸을 수 있을 때 더 자주 만날 것을 어쩌다 이렇게 세월만 보냈는지 아쉬운 마음 크지만, 다시 만날 그날까지 카톡이라는 비대면 공간에서 안부라도 주고받을 수 있으니

그나마 천만다행이라고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겨울과 봄이 오가는 2월이 3월에게 곧 자신의 계절을 넘겨줄 것입니다.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은 가고 없지만 마음만이라도 청춘으로 되돌려봅니다. 사랑하는 친구들과 모든 지인들께도 건강하고 아름다운 3월 맞이하시길 바라며.... 자칭 오지랖 송수복

시인 송수복은
시와수상문학작가회 수석부회장 송수복 시인은 서울시 청소년지도자 문화예술 대상·시와수상문학 문학상 수상. 시낭송과 시극 등 다양하게 활동하는 송 시인은 첫 시집 ‘황혼의 숲길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