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여백

[문인의 편지 송수복 제20회] 세월을 이길 수 없는 나이 탓?

문학 활동이 치매예방에 최고라니 송수복 시인l승인2021.10.13l수정2021.10.13 09:0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골프타임즈=송수복 시인] 추적거리는 가을비에 마음까지 스산해집니다. 촉촉한 마을길을 걸으며 습관처럼 휴대폰을 열었습니다.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치매 안심 센터에서 60세 이상 무료 검진이랍니다.

치매라는 글자만 봐도 벌써 가슴이 뜨끔합니다. 얼른 전화기를 덮었습니다.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님이 그 몹쓸 놈의 치매 때문에 우리 곁을 떠나셨기 때문입니다.두 분을 그렇게 떠나보내고 나만은 무섭고 험악한 그 길을 가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었던 문학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밝고 맑은 생각으로 좋은 시를 쓰고 또 썼습니다. 내가 쓴 시를 소리 내어 읽고 또 읽으며 낭송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 생각을 붙잡고 저장해 두어도 자꾸만 도둑맞은 기분이었습니다. 해마다 의무적으로 먹는 나이이지만 행여 실수라도 할라치면 나이 탓으로 떠넘기게 됩니다. 칠십을 넘고 보니 세월의 무게를 알 것 같습니다.

아날로그 시절에는 전화번호 수 십 개도 머릿속에 저장했다 꺼내 쓰곤 했지만 휴대폰이 내 손에 주어진 뒤부터는 감쪽같이 다 사라져버렸고 언제부턴가 그 휴대폰이 전용비서가 되었습니다. 행여 디지털치매가 되지는 않을까 덜컥 겁이 났습니다.다시 핸드폰을 열었습니다. 안심 치매 센터 전화번호를 꾹 눌렀습니다. 친절하고 반갑게 안내해 주는 목소리가 편안함을 주어 안심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보건소였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순서를 기다리다가 드디어 내 차례가 왔습니다. 치매를 측정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간단한 시험이라고는 하지만 괜스레 떨렸습니다.

알쏭달쏭 간단한 문제로도 헛갈리긴 했지만 테스트를 무사히 끝냈습니다.그 자리에서 시험 점수를 매기면서 취미생활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시인으로 활동하며 시 낭송 등 문학으로 노후를 즐기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문학 활동은 치매예방에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쭉 펴 올립니다. 정말 멋진 삶이라고 칭찬을 하고 선물까지 주면서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검진을 받으라는 당부와 힘께 감사의 인사를 나누고 보건소를 빠져나왔습니다.

비로써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돌아오는 길, 가을비가 그치고 있는 그 길에서 손안의 작은 시집을 펼쳐 봅니다.

시인 송수복
시와수상문학작가회 수석부회장 송수복 시인은 서울시 청소년지도자 문화예술 대상·시와수상문학 문학상 수상. 시낭송과 시극 등 다양하게 활동하는 송 시인은 첫 시집 ‘황혼의 숲길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을 준비 중이다.

송수복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골프장TF전략사업기사제보광고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2가 50-5 태호빌딩 505호  |  발행·편집인 : 문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정호  |  전화 : 02-2277-7371  |  팩스 : 02-2277-1480  |  이메일 : master@thegolftimes.co.kr
제호명 : 골프타임즈  |  문광부등록번호: 서울 아 02033  |  사업자등록번호 : 202-16-92335  |  통신판매업사업자번호 : 제2012-서울중구-0827호  |  출원번호 : 40-2012-0016887
골프타임즈는 상표법에 의거하여 특허청에 상표(국,영문)등록이 되어있습니다.  |  골프타임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 보호를 받으며 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2021 골프타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