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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편지 송수복 제26회] 우리 아름다운 고향으로 갑시다

누군가가 또 내 곁을 떠날까 두려운 지금 송수복 시인l승인2022.01.12l수정2022.01.1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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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송수복 시인] 바쁘게 한 해를 보내다 보니 어느새 새해 인사가 오고 갔습니다. 지난해에는 크고 작은 일들로 말 못 할 사연들도 많았습니다. 아쉬울 것도 없이 신축년을 떠나보냈습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올해도 코로나19가 끝나지 않는다면 평탄하지 않을 것도 같습니다.

며칠 전 함께 지내던 지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믿기지 않은 허탈감에 하늘만 멍하니 바라봅니다. 임인년이 오자마자 연이어 사망 소식을 듣게 되니 혼이 나간 듯합니다. 전화벨이 울리면 또 무슨 일일까 덜컥 겁부터 납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는 동창생이 세상을 떠났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심장이 멈춰버릴 것만 같습니다. 코흘리개 초등학교 동창회를 육십년이 넘게 해왔는데 고향에서 모임을 갖자고 약속해놓고 코로나19로 아직까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결국 우리 곁을 떠나버렸습니다.

동창이란 아름다운 이름으로 늘 곁에 있던 친구가 이 엄동설한에 멀리 하늘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코로나19로 동창회를 미루고 미뤘더니 결국 토라져 가버렸나 싶습니다. 얼마 전에 카톡에서 보았던 해맑은 모습의 사진이 마지막이 되고 말았습니다.

보고 싶고 만나고 싶어도 다시 볼 수 없는 무정한 친구에게 부디 아프지 않고 코로나 없는 세상에서 편히 잠들기를 빌었습니다.

시국이 이러니 서로 만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계좌번호를 돌렸습니다. 성품이 온화하고 성실했던 친구의 마음 헤아리면서 작은 정성이라도 유가족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추운 겨울 그렇게 또 친구 하나를 떠나보냈습니다.

그리고 동창 모두에게 편지를 씁니다. “올 가을 쯤이면 코로나도 웬만큼 물러나지 않을까 빛 고운 어느 날 산 좋고 물 맑은 고향으로 갑시다.” 산 중에 명산인 천관산 기슭에 모두 모여 잊힌 옛 시절 다 소환합시다.

안경 너머라도 서로 얼굴 알아볼 수 있고 이름 불러서 들을 수 있을 때 말입니다. 너럭바위에 짐 풀어 놓고 억새풀 사이에서 숨바꼭질도 하던 우리 그렇게 아름다운 고향으로 갑시다.

또 누군가가 우리 곁을 떠날까 두렵습니다. 한 해 한해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세월이 혼자 가지 않으니 말입니다. 부디 우리 모두 다시 만나기를 소망하며 새해도 건강하고 福 많이 받으시길....

시인 송수복
시와수상문학작가회 수석부회장 송수복 시인은 서울시 청소년지도자 문화예술 대상·시와수상문학 문학상 수상. 시낭송과 시극 등 다양하게 활동하는 송 시인은 첫 시집 ‘황혼의 숲길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을 준비 중이다.

송수복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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