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무서운 꿈을 꿀 때가 있다.

눈을 뜨면 새벽, 동이 트려면 아직 먼 시간이다. 창밖에서 눈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가물거리는 기억처럼 희미한 어둠만 보인다.

그래서 더욱더 무서운 아니 혼자로는 감당할 수 없는 공포, 그 외로운 허공이 진땀 흘리도록 온몸을 조여 오는 그런 밤, 그런 꿈 말이다.

신열이 몸을 감싸고 저승인지 이승인지 구분 못할 꿈자리가 현실처럼 영혼을 뒤지는 짙은 새벽, 그렇게 생과 사의 갈림길을 오갈 때 동이 터오고 사람들의 인기척이 들려온다.

세상이 깨어나기 시작하면 거짓말처럼 반복되는 아침. 그 아침의 환한 창밖은 바로 이승이었다.

개똥밭에 굴러도 좋다는…

상처

폭풍처럼 네가 왔다가는 날은
꿈자리가 사나웠다

세끼를 다 게워내고도
죽은 오르가즘 같은 파도가
밤새 문지방을 넘나들고

바닥까지 죄다 털린
여자의 가슴이
까맣게 출렁거렸다

그런 일 없었듯이
그럴 일도 없는듯이
눈이 내렸다

삼월의 폭설
잠꼬대를 토한 상처가 주욱 찢어진다
새벽이다

박소향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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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소향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의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