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김정겸 칼럼니스트] 문제 연예인과 문제 정치인은 서로 닮은꼴을 갖고 있다. 우선 연기를 잘한다는 것이다. 둘 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세상 제일 억울하다는 표정과 눈물을 흘린다. “정말 결백하다. 모든 것은 검찰에서 밝혀 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crocodile tears)이다.

‘악어의 눈물=참회의 눈물’로 본 사람은 로마의 사학자 플리니우스(Pliny)이다. 그가 그의 저서 ‘박물지(博物誌)’에서 “악어가 사람을 죽이고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려가며 먹을 것”이라고 표현한데서 기인한다. 악어의 눈물은 거짓 참회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악어는 눈물샘이 없다. 다만 먹잇감을 먹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면 눈이 건조해져서 눈을 보호하기 위해 눈의 점액질이 흘러나오는데 이를 눈물로 본 것이다.

눈물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무기이다. 눈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동정심을 유발시킨다. 그러나 ‘악어의 눈물’은 ‘참회의 눈물’이 아니라 ‘거짓이며 위선의 눈물’이다. 연예인과 정치인의 공통점을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해 보자.

첫째, 웃어야 산다. 우스운 이야기로 벼락을 맞아도 웃어야 한다. 플래시가 벼락이라도 그들은 항상 웃고 있어야 한다. 그네들 모두 대중의 사랑을 자양분으로 커 나가는 화초(?)이기 때문이다. 즉, 정치인은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고 연예인은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얻어야 한다. 대중으로부터 잊히는 것을 두려워한다.

인기가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마라. ‘갈매기의 꿈’의 저자 리처드 바크(Richard Bach)는 “작별 인사에 낙담하지 마라. 다시 만날 수 있기 위해서는 작별이 필요하다.(Don't be dismayed at goodbyes, a farewell is necessary before you can meet again)”라고 말한다. 이는 인기가 사라짐(이별)을 통해 각고의 노력으로 그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상징적 의미로 정치인은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연예인은 애불십년(愛不十年)이다. 애불십년은 권불십년을 패러디(parody)해 본 것이다. 정치인의 권력은 십년을 못 간다는 것처럼 연예인이 대중으로부터 사랑(愛)을 받는 기간이 십년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권력과 사랑의 기간이 달라진다.

송(宋)나라 시인 양만리(楊萬里)의 월계(月桂)에 대한 시 “지도화무십일홍, 차화무일무춘풍(只道花無十日紅, 此花無日無春風)”이 있다. 이는 “그저 꽃이 피어야 10일을 못 넘긴다고 하지만 이 꽃만은 날도 없고, 봄바람도 필요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월계(月桂)의 꽃이 그립거든 관리를 해야 한다.

셋째, 자기과시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와 시사회는 서로 닮아 있다. 정치인 출판기념회에는 친분 있는 연예인이 참석한다. 그들은 동료의 출판기념회와 시사회를 찾아 품앗이를 한다. 그들은 서로를 치켜세운다. 서로에게 최고임을 내세움으로서 과시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 (中庸,The middle of the rord)을 강조한다. 중용은 이성에 의해 충동과 감정을 억제해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는 의지를 습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과시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다. 주자(朱子)도 중용을 '무과불급(無過不及)', 즉 '과하지도, 미치지 못하지도 않는 상태'로 정의했다.

넷째, 당직과 상의 남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당직을 나누어 주는 이유는 정당 내 계파의 갈등을 무마하기 위해서이다. 당직은 의미가 없다. 연말에 각 방송사에서 실시하는 연예대상의 공동 수상은 상의 의미를 상실하게 한다. 상이 상으로서 의미를 잃게 된 이유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 때문이다.

연예인과 방송사의 역학관계의 근원적인 이유는 시청률 때문이다. 그래서 방송사는 특정 연예인을 배제하는 시상을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동네 떡 돌리듯 “옜다 너도 하나 먹어라” 하는 식의 시상식이 치러진다.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더 많이 배울수록, 더 많이 얻는다(The more you learn, the more you earn)”라고 말한다. 상은 노력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어야 가치가 있다.

다섯째, 물의를 일으킨 정치인과 연예인에 대한 동료들의 태도이다. 대중이 물의를 일으킨 이네들에게 돌을 던지더라도 그들은 물의를 일으킨 동료를 두둔한다. 그 이유는 그 일이 남의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일종의 편 가르기가 나타난다. 편 가름은 갈등을 초래한다. 흑인 인권 운동가 말콤 엑스(Malcolm X)는 “When ‘I’ is replaced with ‘We’, even ‘Illiness’ becomes ‘Wellness’”(“‘나’가 ‘우리’가 되면 ‘아픔’이 ‘건강함’으로 된다.”)라고 말한다. 즉 갈등을 치유할 수 있다. 나는 약하지만 우리는 강하다. 편 가르기에서 벗어나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김정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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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정겸은
철학박사, 文史哲인문학연구소장,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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