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꿈이 현실이 됐다. 고진영(21, 넵스)은 어제 밤까지 꿈을 꾸면서 잠 들었고 오늘은 그 꿈을 실현시켰다. 고진영이 한국여자골프의 점령을 위해 다시 꿈꾼다.

17일 스카이72골프장(인천 영종도) 하늘코스에서 열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고진영은 보기 1개, 버디 2개 2언더파 70타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65-68-72-70)로 대회 기간 내내 단독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궈냈다.

고진영은 우승상금 3억원에 BMW X5를 부상으로 받았다. 시즌 상금순위도 2위(639,718,666원)로 뛰어올랐다. 상금랭킹 1위 박성현과는 6천여만원 차로 좁혔다.

지난 5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우승 이후 시즌 2승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며, 통산 6승을 달성했다.

대회를 마치고 고진영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 우승하는 꿈을 꾸었다는데... 우승 소감은?
너무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여서 기쁨이 열배가 넘는 것 같다. 작년에 이 대회 마지막 날부터 어제 밤까지 우승하는 꿈을 꾸면서 잠에 들었다. 어제는 우승 재킷도 입고 BMW코리아 김효준 대표님과 얘기도하고, 여기 앉아 인터뷰하는 꿈도 꾸고 긴장이 많이 돼서 잠을 제대로 못했다. 앞으로 1년 동안 같은 꿈을 꾸지 않아도 돼서 너무 기쁘다.

▲ 경기 전후반 상황은 달랐다. 후반 긴장했는지 마음상태는?
2타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 전반 끝날 때까지 이 상태를 유지하자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후반에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서 아직 많이 멀었다는 생각을 했다.

▲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경기 내내 의식을 했는지?
오늘 와이어 투 와이어라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다. 아마추어 첫 승을 했을 때도 와이어 투 와이어였고 지난 우승 때도 그랬다. 선두를 유지한다는 것이 굉장히 큰 부담감이 있지만 그 부담감을 이겨냈을 때 매우 짜릿하고 기분이 좋다.

▲ 본인이 배짱이 두둑하다고 생각하는지?
배짱이 있는 것 같다. 대회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갔을 때 집중력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 이런 자세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상금랭킹 2위로 올라섰다. 상금왕 경쟁에 대한 욕심은?
상금왕 욕심은 없다. 올 시즌 목표는 지난 겨울 전지훈련 때 연습했던 스윙들을 시즌 마지막까지 잘 유지해서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이다. 매 대회마다 열심히 칠 것이다.

▲ 17번홀 퍼팅에 대해서... 쐐기를 박는 듯 했는데?
16번홀에 어려운 어프로치 상황이 있었다. 16번 홀 퍼팅을 실패하면서 기회가 없어졌다. 퍼트도 솔직히 어려운 퍼트였는데 내리막이 너무 심해서 이 홀에서는 운이 좋으면 버디를 하겠거니하고 퍼트를 했는데 예상대로 잘 들어갔다.

▲ 부상으로 받은 차를 갖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는지?
당연히 변함없다. 우승하면 꼭 차타고 다니기로 엄마와 약속을 했다. 아침에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 국내대회에 전념하는가?
초정탄산수 대회와 겹쳐서 US여자오픈에 나가지 않았다. 브리티시 오픈은 작년에 영국에서 함께했던 캐디가 포레스트 코스라고 했다. 또한 그 대회를 다녀오면 한국에서 삼다수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스폰서 대회에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 올해 스윙변경 이유와 얼마정도 완성단계인지?
원래는 연습을 그렇게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가 않기 때문이다. 감으로 치는 스타일이었는데 감을 없애고 정교함을 높이기 위해 스윙을 바꿨다. 스윙을 완성하는데는 100퍼센트는 없다고 생각한다. 매순간에 체크를 해가면서 스윙 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완성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정교하게 멀리치고 싶다.

▲ 고비는 어떻게 극복하고 어떻게 참아냈는지?
오늘은 고비가 많았다. 나가기 전부터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큰 만큼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웃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이 때문에 퍼팅 연습할 때부터 웃을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렸다. 후반에 고비가 많았지만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웃으면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 하루 연습량은?
비시즌 때는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연습(웨이트 트레이닝 포함)하는 편이다.

▲ 파란색 유니폼을 고른 이유는?
대회와 비슷한 색으로 옷을 골랐다. 하얀색을 입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어머니가 골러준 옷이기도 하다.

▲ 이 대회만의 장점이 있다면?
작년부터 느낀 건데 코스도 너무 좋고 메이저급 대회같은 느낌을 주는 대회다. 파3 홀마다 상품이 걸려있으면 선수입장에서 동기부여가 더욱 크다. 상품도 많고 티잉 그라운드에 있는 사인마크도 심플하지만 큰 아우라가 느껴졌다. 더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대회다.

▲ 상금에 대한 계획은?
상금은 전부 부모님이 관리한다. 딱히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차밖에 없었고 오늘 그것이 이뤄져서 너무 기쁘다.

▲ 지난 대회에 성적이 안 좋았는데?
지난 초정탄산수 대회 때 컷 탈락을 했는데 주변사람들이 물어보면 대회를 안 나갔다는 농담을 한다. 지난대회는 샷도 안 되고 전반적으로 다 안됐다. 이번 대회 때 스윙을 느끼면서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험적인 도전을 했다. 하루를 더 쉬면서 체력이 더욱 저축이 돼서 이번 나흘을 더 집중하면서 칠 수 있었던 것 같다.

▲ 우승 확정 후 캐디 딘과 무슨 대화를 나눴나, 의사소통은 영어로 하는지?
잘했다고, 정말 멋있다고 얘기해줬다. 대화는 영어로 한다. 딘은 앞바람, 뒤바람, 조금 등 이 같은 말을 한국어로 하는 정도다.

▲ 골프의 매력은 무엇인지?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게 골프라고 생각한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아침과 점심이 다르다. 알 것 같은데도 안되는 게 매력이다. 원하는 대로 된다면 골프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 오늘이 가장 기쁜 날인가?
장기적인 목표는 더 멀리 있지만 이번 대회를 바라보며 1년을 지내왔다. 이번 대회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는 대회이다.

고진영 주요 홀별 상황
1번홀(파4, 374야드) D->137야드 9i->핀 뒤 3m 1퍼트 버디
3번홀(파5, 541야드) D->18UT->104야드 50도 웨지->핀 좌측 3m 1퍼트 버디
7번홀(파4, 396야드) D->165야드 6i->핀 좌측 11야드 52도 웨지 어프로치->핀 좌측 2m 2퍼트 보기
17번홀(파4, 397야드) D->139야드 9i->핀 뒤 5m 1퍼트 버디

사진제공=KLPGA, BMW 그룹 코리아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