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마다 먹방(먹는 방송)이 주류다. 우리의 소득수준이 음식에 취(醉)해서야...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이제는 맛의 참된 뜻을 깨달아 문화를 포용하는 방송도 필요하다.(자료=방송화면 캡처,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을 밝혀둔다)

지나친 음식 열풍이 뭔 문제겠냐마는 맛의 참된 뜻은 문화를 포용하는 지혜

[골프타임즈=장창호 칼럼리스트] 한 주간 안녕하십니까? 갑자기 날이 많이 차져서 옷차림도 두터워지고 따끈한 국물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음식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요즈음 우리나라는 온통 음식 열풍에 휩싸인 듯합니다. TV를 켜면 여기저기 맛난 음식점 소개 아니면 음식 만들기 프로그램이 판을 칩니다. TV가 아니라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음식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대유행입니다.

바야흐로 요리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인데, 필자가 보기엔 그 도가 지나칩니다. 온 나라가 맛에 미쳐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예기(禮記)』의 「예운(禮運)」편에서 공자도 음식을 향유하고 남녀 간의 사랑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큰 욕망이라고 인정하였습니다. 유사 이래 오랜 가난 끝에 엄청난 풍요를 누리는 지금, 우리가 풍요의 상징으로 음식의 맛에 도취한다고 무슨 큰 시빗거리가 되겠습니까?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동의하지 못할 부분이 좀 있습니다.

음식 열풍을 부추기는 언론이나 여기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른바 음식전문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대부분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무엇보다 맛에 비하여 값이 얼마나 싼지 여기에만 초점이 모아 집니다.

필자가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음식의 맛, 재료, 값 외에 식당의 분위기, 식당 안팎의 장식, 독특한 규칙과 전통 등 식당의 격조는 전혀 따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가령 이 식당은 요리 외에도 어떤 그림이 감상할만하며, 식사 중에 어떤 음악을 주로 들려주는지, 아이를 동반한 손님은 거절한다든지 등의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맛에만 열광하지 거기에 격조가 빠져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소득수준이 음식의 맛에 광분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사회적으로 우리의 정신적 엥겔지수가 너무 높습니다. 지금쯤은 전날의 공연이나 전시회 이야기가 TV나 신문에서 화제가 되어야 정상적이지 않나 조심스레 진단해봅니다.

공자가 『논어』에서 “군자는 포식하려고 들지 않는다(君子食無求飽)”라 하였고, 기독교의 『성경』에서도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라 하였습니다. 반만년 문화민족이 먹는 것으로 날이 새고 지는 것이 못내 안타깝습니다. 못 먹었던 한풀이는 이 정도에서 마치자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한 주는 우리가 떡으로만 살지 말고 음악회나 미술관에 한번 다녀와 문화로 포식하는 여유가 있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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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호 칼럼리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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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문학박사,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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