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PGA 투어 ‘마이어 LPGA 클래식’ 초대 챔피언 이미림.[사진제공=연합뉴스]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 한류 열풍을 이어갈 한국 낭자군의 다크호스로 대형 신인이 등장했다.

11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블라이드필드 골프장(파71·6414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마이어 LPGA 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에서 이미림은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 박인비와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까지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까지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 회장 : 구자용 ) 투어에서 뛰다 미국 무대의 문을 두드린 선수다.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 18살이던 2008년에는 국가대표 생활을 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09년 KLPGA 2부 투어를 거쳐 2010년부터 정규투어에서 활약한 이미림은 꾸준한 기량을 발휘했다.

2011년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우승을 기록한 데 이어 2012년 국내 메이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국내 무대의 절대적인 ‘1인자’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매년 승수를 쌓아 상위권 선수로 꼽혔다.

KLPGA 투어가 최근 크게 성장하면서 굳이 선수들이 고생을 감수하고 미국으로 건너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선수들이 현실에 안주할 때 이미림은 더 큰 무대를 노린 것이다.

국내에 만족하지 않고 이미림은 많은 상금을 얻을 수 있는 JLPGA(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를 뒤로 하고, LPGA 투어 도전을 택했다.

이미림은 지난해 손목 부상 때문에 LPGA 투어 Q(퀄리파잉) 스쿨 도전에 차질을 빚기도 했으나 재활에 집중하며 준비에 박차를 가했고, 결국 Q스쿨 최종 2위에 오르면서 당당히 LPGA 투어에 입성했다.

루키 시즌인 올해 3월 LPGA 파운더스컵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인 그는 이후에는 중위권에 머물거나 컷 탈락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1라운드 공동 21위에 올라 우승 후보로는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7타를 줄여 3위로 뛰어 오른 뒤 3라운드에서 한국여자골프의 간판 ‘메이저 퀸’ 박인비(26·KB금융그룹)에 1타 차 단독 2위로 접근해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가더니 현재 한국 여자골프의 ‘에이스’인 박인비를 제치고 첫 우승까지 신고했다.

컷 탈락한 4개 대회를 포함, 14개 대회 만에 맛본 우승이다.

정신력이 강한 선수로 평가받는 이미림은 만만치 않은 ‘강심장’ 박인비와 함께 치른 마지막 라운드와 연장전에서도 밀리지 않고 승리를 일궜다.

이번 이미림의 첫 승은 세계여자골프계의 ‘블루칩’ 세계 여자 골프 랭킹 2위 뉴질랜드 교포 여중생 골퍼인 ‘천재 소녀’ 리디아 고(17·한국명:고보경)에 대항할 만한 루키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리디아 고가 올 시즌 이미 2승을 거두면서 신인왕 포인트에서 독주 체제를 형성하고 있으나 2위 이미림이 롤렉스 올해의 신인상 포인트 461점을 기록하며 이번 우승으로 격차를 좁힐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미림과 박인비가 메이저 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우승 경쟁을 펼치면서 LPGA 투어에서 최근 다소 부진하던 ‘한국 낭자군’의 부활을 알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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