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장경호 사진작가] 외갓집처럼 친근한 말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정감 넘치고 어릴 적 꿈에 부풀었던 지난 시간들이 순식간에 다가와 주마등처럼 느껴진다.

외갓집의 추억은 정겹고 아름답다. 왜 그랬을까. 어렸을 적 외갓집에 간다면 마냥 좋았고 마음이 설레어졌을까. 지금 생각해 봐도 똑 부러지게 이유를 못 찾겠다.

어머니의 고향이며 어릴 적 꿈이 배어있던 곳이라서 그럴까도 싶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혈육의 끈끈한 정(情)을 나눌 수 있는 곳이지만 외할머니하며 더욱 반가웠던 것이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다.

허긴 며느리를 보면 아들을 잃는 것이고, 사위를 보면 새로운 아들이 생긴다는 말들을 자연스럽게 한다. 외갓집이 살갑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인 듯싶다. 손만 내밀어도 금세 닿을 듯 가까이 있다.

외갓집이란 말속엔 함축된 철학이 있다. 외할머니의 애틋한 사랑이다. 그러고 보면 첫 손주를 맞은 외할머니의 살뜰한 손길 또한 대단하다. 자신의 자식들을 키울 때와는 완연히 다른 또 하나의 사랑이 담겨져 있다.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숭고한 모습이다.

요즘 젊은 세대는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이다. 오죽하면 손주를 봐주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부모들도 많다고 한다. 한 시대에 비켜갈 수 없는 세대의 모습이 그대로 비춰지고 있다. 이만큼 사람들의 마음속에 잠재된 외갓집 비중은 커가고 있다.

초가지붕에 덩그러니 달린 호박 하나만 보아도 외갓집이 생각나고 외할머니의 모습이 은연중 떠오른다. 자연 속에 보여지는 순수한 정경 하나에도 마음이 가닿기 마련이다. 그만큼 외갓집은 세상을 살아가는 자양분으로서의 역할이 대단하다.

나이가 들어가도 마찬가지이다. 외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가늠할 수 없다. 그 기억의 한 곳에서 샘솟는 그리움은 누구에게나 사랑을 키워나가는 자양분이 되어 오랫동안 함께 하고 있다.

외갓집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마음의 안식처이며, 마음의 고향이 되어 여유로운 삶의 한 지표가 되고 있다.

장경호 사진작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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