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여백

[박영희의 시詩시時 때때로 22회] 지난 사월을 생각하며

때아닌 참꽃을 만났습니다 박영희 시인l승인2023.11.22l수정2023.11.22 08:5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골프타임즈=박영희 시인]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달이라 역설적인 의미로 표현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할 것이 사월은 누가 뭐라 표현하든 내게는 아름답게 다가오는 달이어서 느끼는 대로 빛깔을 즐겼고 앞으로는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올 사건도 있기에 변함없이 바라보고 있는 달이기도 합니다.

진달래 필 때 세상에 오셨던 어머니는 지난해 유난히 더딘 봄의 숨결을 타고 늦은 걸음 걷던 진달래들이 한창 소란을 떨 때 하늘 자리로 돌아가셨어요.

늘 피안을 바라보시던 엄마의 소원 길이 열렸고 곧게 가신 모습을 보았음에도 가신 지 달포가 지나도록 눌린 명치가 일어서지 않아 소화제에 의지하며 끼니를 챙겼고, 목소리도 잃어버린 채 힘 타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만 있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며칠 전, 산길을 걷다 때 아닌 참꽃을 만났습니다. 한참 동안 그 앞을 서성이다 돌아왔어요. 오늘은 햇살이 좋아서 창가에 꼬불치고 앉아 하늘을 보고 있습니다. 
울 엄마 봄처럼 그리고 참꽃처럼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생각나 그 계절을 걷는 중입니다.

찬바람이 들락거리며 마음을 훑고 지나가네요. 간절한 바람 하늘에 올려두는 시간이 늘어가는 계절입니다.
모두 건강히 지내십시오. _()_

엄마

나는 잊고 살지만
잊고 산 적이 없는 사람

나는 내 몸 아파 울지만
그런 나를 보며 제 몸 아픈 건 잊은 채
울고 있는 사람

어쩌다 안부 한 번 물어주면
백 마디 말로 다독거려 주는 사람

내 껍딱
마음을 쌓고 쌓아 올린 들
그 마음 하나에라도 닿을 수 있을까

목이 메면 소리 없이 울기라도 하지
마음이 메어버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내 껍딱은 자꾸 
마음을 메이게 해

* 껍딱 : '껍질'을 의미하는 전라도 사투리. 글에서는 엄마를 뜻 함.

시인 박영희
한국문인협회 회원, 디지털 삽화가, 칼라맨, 캘리그라퍼. 출판편집 디자인 팀 ‘지소사’의 팀장, 시와수상문학 운영위원장으로 문학사랑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박영희 시인은 필명 ‘지소하’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으로 ‘우연처럼 뜬금없이’가 있다.

박영희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골프장TF전략사업기사제보광고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2가 50-5 태호빌딩 505호  |  발행·편집인 : 문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정호  |  전화 : 02-2277-7371  |  팩스 : 02-2277-1480  |  이메일 : master@thegolftimes.co.kr
제호명 : 골프타임즈  |  문광부등록번호: 서울 아 02033  |  등록·발행일 : 2012년 3월 21일  |  사업자등록번호 : 202-16-92335  |  통신판매업사업자번호 : 제2012-서울중구-0827호
출원번호 : 40-2012-0016887
골프타임즈는 상표법에 의거하여 특허청에 상표(국,영문)등록이 되어있습니다.  |  골프타임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 보호를 받으며 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2024 골프타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