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박소향)

[골프타임즈=이정인 시인] 국가는 생물학적인 기준으로 노년의 나이를 65세로 지정해 놓았습니다. 그래서 노년을 만나기 전 남은 생을 함께 살아갈 친구를 “인생 친구” 라는 이름으로 나만의 비밀노트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나이 60전 까지는 사람 관계를 늘려가도 되지만 60이 넘으면 알았던 사람을 정리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말이 생각나서 입니다.

지천명을 살고 있으니 아직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남았다는 자조를 하며, 여느 때보다 아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는 것을 즐기게 됩니다.

그러다가 사람과 사람에 대한 고찰을 하며 인생 친구의 명단에 넣어두었던 그녀에게 실망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누구보다 명랑하고 즐거운 강의를 하는 그녀였기에 우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메인 강사로 세웠었는데 어느 날 보니 그녀는 우리 경쟁 업체에서도 강의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진실을 알게 되니 가끔은 모임을 통하여 만나야 하는 우리의 삶이 슬퍼짐을 느낍니다. 한 번쯤 그곳에서도 강의한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말해 주었다면 이런 섭섭함은 없었을 것입니다.  일과 사람의 관계를 지켜가는 일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한 번 더 배우게 됩니다.

물이 자연의 이치로 흐르듯이 사람의 인연도 그렇게 흘러야 합니다. 알 수 없는 인생의 시간을 즐겁게 채워갈 벗을 만들어 놓는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한번 맺은 인연이 귀하게 지켜져야 하는 당연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깊어가는 가을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며, 내게게 온 인연들을  잘 지켜내고 있는지 점검해 봅니다.

인생의 친구란 이생에서 받은 최고의 선물입니다.

시인 이정인은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사무국장, 옳고바른마음 총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2019년 언론인협회 자랑스러운 교육인상을 수상했다. 칼럼니스트와 시인으로서 문학사랑에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