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오늘따라 막둥이의 말이 길어지며 날이 더우니 조심히 다녀오라는 말끝이 평소와는 다르게 흐려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못마땅한 말투였다. 하지만 걱정말라는 안심을 시키고 잔소리 같은 인사를 받으며 출발한 산행지는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의 금성산이다.

한 낮의 온도가 36도가 넘는 땡볕 산행을 피하기 위해 06시에 출발하여 8시부터 산행을 하는데 초입엔 다행히도 편안한 숲 둘레길로 이어져 어렵지 않게 산행을 시작했다. 대회 코스치고는 비교적 쉽다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결코 쉽지않은 길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날이 더운 것도 있지만 산길의 오르막도 아닌 평탄한 둘레길 코스로 지루하다는 생각을 회원들 모두 느꼈을 것이다.
천천히 올라온 정상석은 마치 불볕 속만큼 뜨겁다 못해 펄펄 끊는 여름 그 자체였다.
이렇게 뜨거운 시간에 왜 이곳에 서 있는 것인지 잠시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끔찍하게 더운 땡볕의 더위이며 한숨이 절로 나오기까지 했다.

펄펄 끓는 여름을 그동안 우리는 어떻게 견디며 살아왔을까?
이토록 많은 생각을 하는 폭염 속에서 무엇을 얻고자 힘겨운 산행을 하고 있는 것인지....

시원한 풍광은 아니지만 금성산 정상에서 한 바퀴 돌아보니 주변의 많은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중에 가장 눈에 들어오는 산은 대둔산이며 충남의 가장 높은 서대산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블.야 셰르파시절 얼마나 많은 산행을 했는지...
대상포진이 걸린지도 모르고 산행을 했으니 말이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웃음도 나오지만 멈추지 않는 산행의 집착도 부인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바람 부는 가을의 어느 날 정상에서 만추의 영원한 휴식에 취해도 좋을 것을 상상하며 고요 속으로 스며드는 금성산 산행을 마무리해 본다.

단풍이 가장 아름답게 불타오를 때 다시 한번 산행을 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알록달록 가을 그 삶속에서 바스락이는 낙엽을 기대하면서...

등산의 시작은 산이 좋아서, 산행을 하게 되면 즐거워서, 건강하게 걷는 것이 좋아서도 이지만, 무엇보다도 건강을 위해 등산을 하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다치지 않고 하산하는 것이 늘 최고의 목표이기도 하다.

금성산 술래길은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건강한 숲체험으로 적당하며 의로운 혼들이 서려 있는 길이며 칠백의총의 기상이 있는 것으로 찾아지키고, 즐기는 곳으로도 훌륭한 등산로이다.

시인 이병희는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