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한여름의 새벽은 환하고 뭔가 어수선하면서도  자연과 꽃들의 행복한 모습에서 여름을 통째로 끌어안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바닷가 동네 어귀에서 첫걸음의 보폭을 뗀다.

매번 가는 산행이지만 우중 산행은 나를 일깨우는 또 다른 길이 된다. 가끔 위험한 구간을 오를 때도 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험난한 길들을 용기와 자신감으로  접근하곤 한다.

오늘은 장마철 날씨 관계로 정동 심곡 바다부채길을 걸어보는 도보여행으로 바꾼다.  지난번에 한 번 발길을 돌린 아쉬움이 있던터라 '이럴 때도 있구나' 하고 내심 좋았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이 운무에 섞이어희뿌옇게 보였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우리의 인생도 이같이 얽어져 살아가는 것이겠지. 

산정을 오르는 것도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좋지만, 바닷가 데크로드의 모나지 않은 길을 경쾌하게 걷는 일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 아닌가.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날씨 속에  내리막 길처럼 험한 길도 만나지만 조심스레 목숨을 걸듯 걸어야 하는 위험도 다 추억으로 남는다.

절대 비경을 품은 해변과 부챗살을 펼친 듯 아름다운 해안길.  물과 바람과 자연이 만들어낸 형형색색의 바위와 작품들은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이 없으니, 찌푸린 날씨도 뒷전으로 밀려난 듯 감상하며 걷는 길이 상쾌하고 가볍다.

보고 또 보아도  아름다운 바다 부채길.
멀리서 바라다 보는  해안가 풍경은 더욱더 멋지게 펼쳐져 있다.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계절의 이치를 보며 또 다른 추억 하나 배낭에 담는 오늘. 

여름이 끝나고 다가 올 가을을 상상하며 하늘과 바다에  마침표를 찍는다.

산행코스
정동심곡매표소-바다부채길-투구바위-부채바위-전망타워-심곡항-금진항(원점회귀) 대략10km

시인 이병희는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