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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의 시詩시時 때때로 13회] 웃음

참 잘한 일 박영희 시인l승인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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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박영희 시인] 한 때는 그랬었어요. 세상의 걱정거릴 다 지고 가는 양 '힘들구나' 하며 살았지요. 말이 씨 될까 싶어 입 밖으로는 소리 내지 않았는데 잘한 일 같더군요.

감당키 어려운 일이 있었어요. 두어 개 정도는 내려놓고 싶었으나 마냥 바라보게 될까 염려스러워 떨어뜨리지 않으려 안간힘 쓰다가 어깨까지 올려놓곤 했었는데 그것도 잘한 일 같더군요.

웃을 일 별로 없었어요. 하늘도 자주 무너지곤 했지요. 각다분했던 주변이 미심결에 눈먼 어른을 키우고 있었는데, 어린 마음에도 굳어진 얼굴이 낯설게 변할까 봐 거울 보며 히히 하하 소리 내어 웃었던 것이 지금껏 살아 낸 시간 중에서 가장 잘한 일이더군요.

길을 잃다

뜬구름 잡듯 허공을 걷는 시간
기쁠 때 울고 슬플 때 웃는
챙겨 줄 것도 챙길 것도 없는데
나보다 먼저 마음이 알았던
허망하고 무력했던 것들

나를 들여놓고 살아온 삶이 얼마나 있었던가
마중 나와 줄 사람이 있는 것처럼
어느 모퉁이
구멍 숭숭 뚫려 허물어진 강둑에

멍하니 앉아
어둠이 검고 검게 강물에 내리는 걸 바라보며
일어설 것을 잊은 채
얼마를 기다리고 있었던가

앓는 소리를 내며
정처 없이 흘러가던 숱한 시간이
잊힌 듯 멀어지면
그때는 일어설 수 있을까.

시인 박영희
한국문인협회 회원, 디지털 삽화가, 칼라맨, 캘리그라퍼. 출판편집 디자인 팀 ‘지소사’의 팀장, 시와수상문학 운영위원장으로 문학사랑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박영희 시인은 필명 ‘지소하’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으로 ‘우연처럼 뜬금없이’가 있다.


박영희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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