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어렸을 적엔 하늘을 나는 꿈을 꾸었다.

새랑 같이 구름 위를 지나며 넓고 넓은 푸른 하늘을 마음껏 날아 다니는 꿈을 자주 꾸곤 했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어른이 되어갈수록 그 꿈은 불가함을 알아간다. 그건 희망, 미래, 상상이라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오늘은 바쁜 일상과 여기저기서 터지는 일로 쌓여 가는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해 잠도 깊이 들지 못하고 내일을 걱정하며 한숨만 쉬고 있다.

나이를 먹으면 사람들은 꿈을 쫓기 보다 지금에 적응한다. 그래서 어릴 적 꿈을 실제 직장으로 갖는 사람도 적고 이루려 했던 걸 방향을 바꿔 다른 길로 간다.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과 타협하며 생활전선을 누빈다.

지금 변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과의 트러블로 자신감을 잃어가고 뭘 해도 막히고 넘을 벽은 점점 높아만 간다. 이대로 갇혀 버리는 건 아닌가 하며 매일같이 기어오르고 애를 써도 항상 그자리 그대로 인 것 같다. 날기는커녕 뛰지도 못한다.

그러노라면 지금까지 목표로 했던 일이 근래 들어 여태껏 나는 긴 꿈을 꾼 건 아닌지, 환상 속에 잡혀 사는 듯 해서 과거를 자주 들쳐보곤 한다. 철없이 친구들과 몰려다니고 객기를 부리기도 했던 시간. 이유 없이 반항하고 무턱대고 저지른 일들을 후회한다.

사람은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을 봐야 더 나아 갈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고 선인들은 말한다. 그게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겪은 일을 모두 뒤로 밀어 버린 채 앞만 보고 달렸다면 뭐가 남는지……가끔 지나간 일을 생각하며 실없이 웃음 짓는 이유이기도 하다.

망설임 없이 눈물 흘릴 때도 있고 그땐 왜 그랬는지 후회도 하며, 그 실수와 행복과 눈물을 토대로 차곡차곡 예쁜 모양으로 벽돌집을 짓듯이 그렇게 인생도 하나씩 예쁘게 쌓아 보는 거다. 실패만이 또 다른 꿈을 찾아 가는 지름길이다.

하던 일이 잘 풀리지 않고 뭔가에 막힐 때 잠시 쉬어가는 휴식이라는 달콤한 시간이 있다. 그건 신이 내려준 각별한 선물이라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정리와 휴식의 시간이다.

12월에 한 해를 정리하며 휴식을 갖고 더 힘차게 날아오를 꿈을 향해 설계도를 다시 그린다. 빨간 벽돌집으로 할 것인지, 통나무로 할 것인지, 대리석으로 할 것인지 함께 나누며 그려본다.

다시 하늘을 나는 꿈을 심어주고 함께 날아오르리라.

노경민 작가는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