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매화가 봄 햇살에 행복을 가득 안고 산사에 나들이 왔다. 겨울의 찬바람을 이기고 먼 산에까지 올라와서 꽃망울을 피우며 희망의 미소를 전해준다. 매화의 미소는 극심한 코로나로 지쳐있는 우리들을 아주 기쁘게 해준다. 고운 꽃잎들 고마움에 눈 맞추니 코로나를 물리치고 왔다고 자랑도 하지 않고 추위에 힘들었다고 넋두리도 없다. 그저 고요히 아름다움만 전해주니 처마 밑의 풍경소리도 감동하여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해주며 노래를 들려준다.

이와 같이 자연과 우리들의 마음은 하나이다. 자연의 모든 조화가 우리들의 마음에 영향을 주고 또 사람들의 마음에 의해 자연의 조화가 달라진다.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면 우리 마음은 기뻐지고 먹구름에 비가 내리면 습도가 높아져서 우리의 마음도 불쾌해진다. 또 마음이 시끄러우면 세상도 시끄러운 것이고 마음이 평화로우면 세상도 평화로운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바꾸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마음이라는 창구를 통해서 세상을 알 수 있다.

부처님께서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설하시며 우리들의 실망과 좌절 고뇌와 허무 등이 모두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셨다. 약간의 괴로운 일을 괴롭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것에 집착하면 더욱 괴로운 것이다. 그래서 마음은 요술단지라고 했다. 불교경전 화엄경에서도 마음은 능숙한 화가와 같아서 마음먹은 대로 무엇이든 그려낼 수 있다고 했다.

우리들은 불평의 소리를 높이며 사는 것보다 늘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요즘코로나19 등으로 아프고 힘든 일이 너무 많아 눈물 흘리는 이들도 많다. 그렇다면 혹독한 겨울을 이기고 피어나서 나를 향해 웃고 있는 매화꽃을 떠올리며 마음을 달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앞으로 모든 사람들이 아름답고 감사한 마음의 그림을 그리는 멋진 화가가 되어 서로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세상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바래본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