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능인 스님, 시인] 자연의 순리에 밀려 자취를 감춘 칼바람처럼 유래 없이 혼탁했던 한 나라의 대통령선거 유세가 시작되어 결과까지 한 달 정도.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이 선출되므로 해서 도로마다 떠들썩했던 확성기소리는 사라졌다. 이제는 소리 없이 가슴을 파고드는 산들 바람처럼 새로운 대통령 당선자의 하루 근황과 공약이행에 대한 국민들 바램의 소리들이 방송과 SNS를 통해 빠르게 전달되고 있음을 본다.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는 꿈과 희망적인 가운데 활기찬 하루가 시작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와는 달리 실망과 좌절을 느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기대 반 의구심 반으로 중심선에서서 신뢰의문을 향해 한 걸음도 발걸음을 옮겨놓지 못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며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힘든 삶의 무거운 짐을 견디지 못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하여 겪어야 했던 지난 2년의 시간은 개인적 불안뿐만이 아니라 가족까지 분열되고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는 일상이 되어 가계를 들어가도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뒷걸음치며 맞는 일이 허다하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인정문화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현실화되어 있음이 더욱 안타깝다.

이제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대통령선거도 끝났다. 해마다 춘삼월 봄이 되면 자연도 기지개를 펴고 모든 생명들이 활기를 찾게 된다. 그동안 많은 고통 속에 시달려온 우리들에게도 따사로운 봄기운과 함께 힘찬 내일을 향한 번영의 꽃이 활짝 피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어렵겠지만 꼭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가 나와도 우리들의 미래뿐만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도 암울할 수밖에 없다. 이제 너와 나라는 이분법적인 잣대로 서로 벽을 쌓기 보다는 불신의 벽을 무너뜨려야 할 때다. 그것만이 우리 모두가 통합의 길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쉬운 것 같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훌륭한 지도자가 필요하고 우리들의 하나 된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은 봄 동산을 곱게 물들인 형형색색의 꽃을 바라보며 그 향기와 아름다움에 취하여 순간적인 행복은 느끼지만, 그 꽃을 피우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 혹독한 시련과 추위로 인한 힘든 과정을 인내했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들이 흔히 하는 말로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는다는 말처럼 수많은 시련과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꽃일수록 더욱 향기롭고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이제 우리 또 한 번 미래를 향한 나래를 활짝 펼 수 있는 길을 개척하자. 무엇보다 우리들의 노력으로 흘린 피와 땀이 무한한 꿈과 희망으로 후손들에게 행복한 삶의 밑거름이 되게 하자.

시인 능인스님은
행복사 주지스님으로 수행자이자 예술인. 시집 ‘능인의 허튼소리’를 출간한 스님은 음반 ‘마음의 향기’ 17집의 작사ㆍ작곡ㆍ편곡한 한국음반저작권협회 회원이며, 430여회 봉사한 공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