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마을 뒷산 골짜기 돌 틈 사이에
밤새 내린 빗물이 맑기도 하네
소리조차 움츠려 졸졸 흐르고
수정같이 맑은 얼굴 곱기도 하다

너는 지금 이대로 바다까지 갈 거야
바다에서 장맛 빗물 만나게 되면

세상 오물 다 쓸어 가슴에 안고
슬픈 사연 만들면서 묵묵히 견딘
너의 사랑 너의 인내 경의(敬意)롭다고.

※ 차가운 바닷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데도, 일기예보는 겨울비가 내린다고 하는 군요.
언제 보아도 변함없는 저 푸른 바다!
당신을 보면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모든 걸 품에 안고 견디어 내는, 겨울비도 장맛비도 너무 부럽습니다.

김보환 시조시인은
한국문학정신 시,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시조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 등단했다. 제2회 한하운문학상 시조 부문 최우수상 수상했으며 시조집 ‘물 따라 살아가니’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