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슬픔이라는 감정은 결론적으로 아름다울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일 수도 있다.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모양의 슬픔을 만나게 되지만 어떤 슬픔을 만나게 될지는 자신도 알 수 없기에 슬픔이라는 감정은 언제나 미지수다.

풀지 못한 숙제처럼 어느날 갑자기가 아닌 서서히 스며들다가 결국은 나타나버리는 운명같은 슬픔. 프랑스의 시인 베를레느는 “가을 노래”라는 시에서 기쁨이 사라진 뒤의 슬픔에 대해서 이렇게 읊었다.

종소리 가슴 덮어 바래인 얼굴/지나간 날 그리며 눈물 고이네/ 뜬 세상 이내 신세 바람에 불려/ 이곳저곳 휘날리는 낙엽인가 싶으이.

시인의 가슴에 파고드는 슬픔이 한 편의 시로 태어났을 때 그것을 보는 이들의 마음에는 그 슬픔이 아름답게 느껴지기만 한다.

슬픔을 가공한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슬픔을 표현했을 뿐인데 마치 아름답게 가공하여 눈속임을 하는 마술이나 최면술처럼 우리를 매혹 시킨다.

그 슬픔은 자극적이거나 수치스러운 결과물로서 온 자업자득이 아니라 진실의 결과로 찾아온 슬픔이었기에 아름답게 보여질 수밖에 없다.

슬픔이라는 감정은 진실한 눈으로 사물을 판단할 때 오는 것이지 무관심이나 질투 경멸 같은 곱지 않은 상태로는 상대를 감동시킬 수 없기에 눈물은 나지 않는다.

자신 스스로가 그 슬픔의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지만 베를레느가 아름답고 슬픈 노래를 시로 승화시켰듯이 돈을 주고 살 수도 없을 만큼의 매력적인 슬픔이 아름답게 다가온 것 아닐까.

시인의 생애는 슬프지만 시가 주는 슬픔은 아름다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슬픔이 아무리 아름답게 보일지라도 스스로 그 독에 빠질 필요는 없다.

어두운 밤일수록 밤하늘의 별이 보석처럼 빛나듯이 슬픔 속에서 극복이라는 빛나는 별을 찾을 때 그 슬픔은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삶이 된다.

어떤 슬픔은 우리의 생애 내내 오래도록 기억되기도 하지만 자기의 의지로 언젠가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슬픔의 눈물은 나를 일으키는 보석이 될 수 있다

솜방망이 같은 이 아픔의 비결이 너라면
이 슬픔의 바람결 지지 않고 빛나기를
그래서 내 눈물은 고웁기를.....박소향

시인 박소향은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