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순천 송광사의 부처님 오신날 점등식(사진출처=송광사)

[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며 길거리를 수놓은 아름다운 오색연등이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안온하게 달래 준다. 바람에 흔들리는 연등을 보며 진흙 속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피어나는 연꽃 같은 삶을 되새긴다. 그 아름다움의 의미를 가슴속에 간직한다.

불교경전 화엄경에 “믿음을 심지로 삼고 자비를 기름으로 삼으며 생각을 그릇으로 하고 공덕을 빛으로 하여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을 없앤다”고 하였다. 우리가 연등을 밝히는 것은 부처님의 탄생을 봉축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편으로 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자신의 몸을 태워 빛을 내는 등과 같이 희생과 봉사를 통해 세상을 구원하라는 것이다. 곧 무명(無明)을 깨우친 지혜로운 삶, 이웃을 위해 나눔과 배려하며 만인의 등불이 되는 삶을 살아가라는 의미로 등불을 밝힌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는 모든 중생이 주인공임을 전하기 위함이다. 인도 룸비니동산 무우수나무 밑에서 태어나시며 한 손은 하늘을,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천상과 천하에 오직 내가 존귀하다. 온 세상이 고통에 쌓였으니 내가 이를 편안케 하리라“고 외치셨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나 혼자만이 아닌 모두가 존귀하고 가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삼계개고 아당인지“는 뭇 생명들이 고통에서 해탈하도록 내 인생 모두를 바치며 대자대비를 실천하며 행복의 세상을 열어갈 것을 발원하신 것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우리 모두 스스로 등불이 되어 온 누리를 밝게 비추어 자비로움이 꽃피는 세상, 온 생명 모두가 청안청락(淸眼淸樂)한 날들이 되기를 두 손 모아 발원한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