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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10회] 품위와 존엄 지키는 노년의 삶

노인이 되지 않고 어르신으로 사는 길 노경민 작가l승인2020.11.19l수정2020.11.1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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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노인의 삶은 상실의 삶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말이다. 사람은 늙어가면서 다섯 가지를 상실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란다. 건강과 돈, 일과 친구, 그리고 꿈을 잃게 된다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이 다섯 가지를 나이에 맞게 잘 조절해야 제대로 살았다 싶은 거다.

오랜만에 만난 그분에게서 광채가 난다. 남편이 보증을 잘못 서 집이 날아갈 판에 그분은 분식집을 열어 배달통까지 들고 뛰었다. 다행히 보증 빚을 정리하여 집은 간직했지만, 남편이 뇌경색으로 쓰러져 병간호에 매달렸다.

그 와중에도 아들은 의사가 되고 딸은 결혼하여 미국에서 가정을 이뤘다. 남편을 휠체어에 태우고 베드로 광장에 교황님 취임식장에도 갈 수 있었던 건 잘 키운 자식 덕분이라고 한다.

남편이 떠나자 그분은 사진기를 들고 세계여행에 나섰다. 베트남을 일주에 실크로드로, 네팔, 마다가스카르, 영국, 프랑스, 로마, 딸이 사는 뉴헤븐를 거쳐 뉴욕을 돌아보았다. 일 년여의 해외여행에서 귀국한 그분은 포토 북을 제작하여 아들딸에게 기념으로 남겨주는 센스까지 발휘했다.

지금도 그분은 칠십이 넘은 나이에 무거운 사진기를 메고 산과 들판을, 섬을 누비면서 자연의 추억을 찍고 있다. 조금은 한가하고 여유로우며, 생활에 얽매이지 않고 노년의 품위와 존엄을 지키면서 자유로운 독립된 삶을 즐기고 있다.

나이 자랑하며 몸도 마음도 늙었다고 한탄하는 사람, 내 생각만 옳다고 고집 피우며 꾸짖을 거리만 찾는 사람, 간섭하고 잘난 체하며 지배하려 드는 사람,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며 당당하고, 내 물건이 가득하건만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을 ‘노인’이라 칭한단다.

그렇다면 어르신의 삶은?
과거를 자랑하지 않고, 명예와 돈을 떠나서 노년의 현실을 당당히 이겨내는 삶이야말로 상실이 아닌 황홀한 어르신의 삶이리라. 세상을 아름답게 보며 삶 자체를 즐기면서 어린이처럼 순수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어르신들이 자손들과 함께 공존하며 행복을 향유하는 삶이리라.

노인이 아닌 어르신으로 살아가는, 존경받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되는 길을 젊은이들도 배우고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진정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면.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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