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군자리 코스를 만들 때만 해도 국내 골프장 건설은 주먹구구식이었고 목안 측량의 시대였다.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삽과 괭이를 찍으면서 코스를 만들던 시기였다.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의 혼란 속에서 군자리 코스는 황폐화됐고 재복구를 해놓으면 소작인들이 다시 농토로 만들고 하다 보니 토목공사야 둘째 치고 홀 조성과 잔디 조성의 어려움도 많았다.

이승만정부가 미군과의 공조를 위한 정책적인 측면에서 만들어진 군자리 코스는 재복구에는 국가 조달청의 자재도 투입됐고 미군들의 장비를 후원받아 코스를 재복구하기 이른 것이다.

다행히 군자리 코스가 산악지대가 아니어서 코스 조성이 쉬웠고 이를 계기로 골프의 필요성에 따라 점차 한국에 골프장 문화가 도입되면서 전국에 골프장이 건설되기에 이른다. 관악산에 만들어 지는 관악코스는 험한 돌산에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고 중장비들이 도입되고 당시로선 엄청난 규모의 토목공사가 시작되면서 차츰 토목공사의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산업발전으로 도시가 팽창해지면서 골프장은 도심에서 밀려 나고 땅값과 법적 조항에 걸려 자꾸만 외지로 밀려 나면서 골프장은 산악지역으로 들어가게 됐다. 미국처럼 넓은 부지에 쓱싹쓱싹 코스를 조성하는 게 아니라 산악이 70% 이상인 우리나라의 특성상 산악지형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산악을 개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토목공사가 요구되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6 29선언이 나오면서 전국은 골프장 건설 열기로 타올랐다. 산악을 헐어내고 옮기면서 절‧성토량이 엄청나게 되며 18홀 건설에 25만여 평 이상의 대규모 공사가 시작된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과거 사람의 손발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고 엄청난 중장비 등이 동원될 수밖에 없었다.

골프장 공사로 인해 엄청난 중장비의 개발과 발전을 가져오게 됐고 대형공사 발주의 가능성과 자신감을 갖게 했다. 해외 대규모 공사 발주에게도 한 몫을 하게 된 초석이 되기도 했을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 물론 해외 대규모 공사를 해본 경험으로 국내 골프장 공사를 감행할 수 있는 말도 성립되지만 어쨌든 골프장 공사로 인해 중장비의 발전과 규모가 커진 토목공사도 강행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이런 골프장 건설의 노하우와 자신감은 대형 리조트나 타운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만드는 시금석이 됐으리란 판단도 내놓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골프장 건설의 역량은 산악지대를 잘 활용한 만큼 설계가 토목공사의 강점을 갖고 세계 시장으로 확대해 나가는 초석이 됐으리라 본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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