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15’ 우승자 조윤지.

[영종도/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지난 7월 19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스카이72GC( 대표 : 김영재 · http://www.sky72.com ) 하늘코스(파72·6642야드)에서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 회장 : 구자용 )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15’(총상금 12억원·우승 상금 3억원)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가 진행됐다.

전날 조윤지는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에 오르며 챔피언 조의 바로 앞 조에서 대회를 출발해 ‘버디 사냥꾼’이라는 명성답게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적어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경기를 먼저 마쳤다.

경기를 마친 후 여유 있게 웃는 모습으로 경기를 기다리던 조윤지는 최종 우승이 확정이 된 뒤 18번홀(파5·574야드) 그린 옆에서 기다리던 부모, 언니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지난 2010년 볼빅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이후 무려 4년 11개월 만에 우승에 대한 갈증을 풀어냈다.

KLPGA 투어 2010년 신인왕인 조윤지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소감과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2010년 8월 볼빅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 이후 4년 11개월여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소감을 밝힌다면?
-지난주 초정탄산수오픈에서 챔피언조로 출발했다가 막판에 무너진 뒤 펑펑 울었다. 이런 큰 기쁨을 얻기 위한 과정이었던 같다. 무엇보다 초대 챔피언으로 우승하게 돼 기분이 좋다. 기다린 만큼 큰 대회에서 우승해서 행복하다. 우승하면 우승 파티를 한다고 5년 동안 많이 얘기를 했다. 지금 생각나는 사람들이 많다. 가장 친한 친구들부터 나에게 엔돌핀을 주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서 우승 파티를 하고 싶다.

▲대회 타이틀 스폰서 BMW 코리아가 챔피언 부상으로 내놓은 9660만원 짜리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BMW X5까지 받게 됐는데 기분이 어떤가?
-개인적으로 타고 싶었던 차를 우승 부상으로 가지게 돼 기쁘다. 열심히 대회 때 타고 다니겠다.

▲1라운드 17번홀(파4·397야드)에서 트리플 보기했는데 오늘은 버디했다. 그 때 우승을 확신했는가?
-이 코스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홀이 17번홀이었다. 이 홀은 정말 싫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티샷이 어렵기 때문에 티샷을 페어웨이에 보내놓고, 캐디에게 ‘17번홀 다 끝났다’라고 말했다. 버디를 하는 순간, 우승이라는 생각은 안했지만 갤러리들이 우승 축하한다고 소리를 질러서 마지막 홀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생각하면서 쳤다.

▲작년 말 스윙코치를 바꿨다. 이번 대회 우승에 도움이 됐는가?
-우선 지난년 말부터 안성현 프로로 새롭게 스윙 코치를 바꿨다. 새로운 코치에게 레슨을 받으면서 샷이 아주 좋아졌고 새 스윙코치를 영입한 게 힘이 됐다. 이정민(23·BC카드) 선수의 권유로 배우고 있는 데, 프로님을 만나서 골프를 잘 치는 선수가 되려면 이렇게 쳐야 하는구나 라는 것을 배웠다. 코치님과 스윙적인 면이나 성향이 잘 맞는 것 같다.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교정해서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것 같다. 예전에 비해 일관성 있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연습량도 많아서 그로 인해서 좋은 성적이 난 것도 있다.

▲과거에 쓰던 골프채의 그립을 실그립에서 고무그립으로 바꿨다. 이유가 있는가?
-연습량이 너무 많아지니 실그립이 너무 딱딱하고 손이 아파서 고무 그립으로 바꾸게 됐다.

▲스윙 동작에서 바뀐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교정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무엇보다 임팩트 타이밍이 좋아졌다. 샷이 항상 일정하게 임팩트가 맞다 보니까 자신감이 생겼다. 퍼트도 터치감을 좋아지게 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런 것 때문에 실력이 많이 향상 된 것 같다.

▲아버지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감독 대행을 지낸 야구인 조창수(66) 씨이고 어머니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리스트이자 여자배구 GS칼텍스 서울 KIXX 감독을 역임한 배구인 조혜정(62) 씨이다. 부모님이 훌륭한 선수였기 때문에 기대에 못 미치면 많은 분들이 실망할 수 있는데 아버지, 어머니 모두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는가?
-지난 주 대회에 부모님께 감동을 많이 받았다. 이렇게까지 나를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어디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운동 선배님으로서 훨씬 더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지난 대회 마지막 조 플레이하면서 마지막 날 성적이 안 좋았다. 많이 무너졌다. 어머니가 ‘나는 네가 우승을 하는 선수보다는 골프를 쳐서 행복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했다. ‘우승은 안 해도 된다. 행복한 선수가 되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 우승만 생각하다보면 행복을 잃을 것 같아서 이번 대회는 행복하게 해보자 해서 좋은 성적이 난 것 같다. 아버지는 ‘우승보다는 숙소 와서 스트레칭하고 퍼팅하고 연습 스윙을 하는 모습을 보고 만족하고 있다. 노력하면 언젠가 좋은 결과 있을거다’라고 얘기했다. 그런 좋은 말들을 듣다보니까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으로 쳤더니 좋은 성적이 난 것 같다.

▲올 시즌 목표를 밝힌다면?
-올 시즌 목표는 아직 세우지 않았다. 아직 우승도 실감이 안 난다. 상금랭킹이 많이 올라가긴 했는데, 일단 올해 남은 대회에서 조금 더 승수를 쌓는 것이 나의 목표다. 우승을 많이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샷 감각이 좋아 앞으로 더 많은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진출 계획이 있는가?
-어제 강수연(39) 프로랑 같은 조에서 치면서 일본으로 오라고 얘기를 많이 했다. 일본투어 이야기를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 얘기에 빠져들었다. 내가 벌써 일본으로 가 있는 것 같았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도전은 해보고 싶다. 하지만 조금 더 한국에서 승수를 쌓고 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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