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임경 프로] 박인비(27, KB금융그룹)는 표정변화가 없는 선수로 유명하다. 게임이 잘 풀리거나 안 풀릴 때에도 전혀 서두루거나 화를 내는 일이 없다. 박인비의 이런 포커페이스(poker face)를 때로는 돌부처라고 불리곤 한다. 그녀의 평상심은 상금부분, 세계랭킹, 올해의 선수상 1위에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골프는 심리게임이라고 하지 않던가? 대략 자신의 골프스윙이 만들어지면 어느 정도 심리적 요소는 극복도 가능하지만 골프심리가 만들어지는 결과는 아마추어는 물론 프로까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렉 노먼은 마스터대회 마지막 날 6타차 앞서가는 경기에서 닉 팔도에게 역전을 당한다. 마스터스 역사상 마지막 라운드에서 가장 불운했던 선수로 기억에 남는다. 이후에도 브리티시오픈에서 두 차례 우승했지만 마스터스(준우승 3회)와 US오픈(2회), PGA챔피언십(2회)에서는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골프가 가져오는 심리적 압박이 어디까지인가를 절실히 느끼게 한다. 굳이 아마추어는 이러한 대회 말고도 일상 라운드에서 쉽게 느낄 수 있다. 첫 홀 티샷의 긴장감, 버디 다음 홀에서의 샷 모든 게 인간으로서, 골퍼로서 거쳐야할, 극복해야할 과제이다.

어느 골퍼는 마누라와 싸우고 나서 연습장에 가면 스윙이 잘된다고 한다. 화풀이하듯 공을 때리면 그렇게 공이 잘 맞는다고 한다. 항시 그 골퍼하고만 치면 골프스윙이 안 된다고 한다. 꼭 이기고 말겠다는 욕심에 스윙이 망가져버린다.

골프치고 일 년이 지나기 전에는 절대 잘 맞고, 안 맞고 얘기하면 안 된다. 이 모든 게 아마추어가 스윙이 채 만들어진 상태에서 심리적 요인까지 겹쳐지는 경우이다. 골프의 조건은 1000가지나 된다고 한다. 그중 심리적 요인은 몇 백가지는 된다.

인간으로서 어차피 극복하지 못할 심리적 요인이라면 심리를 감안하고 스윙을 만들어봄직하다. 그 대표적 예가 스윙강도에 있어서 마음 놓고 치는 스윙이다. 이 같은 스윙은 처음 스윙을 만들기 이전에 약하게 즉, 힘이 들어가지 않는 스윙에 비해 만들기가 어렵다.

하지만 일단 마음 놓고 치는 스윙이 만들어지면 어떠한 상황이든, 누구와의 라운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스윙이 만들어진다. 꼭 넣어야할 버디 퍼팅이라면 비거리를 조금 더 보고 신중하게 공략하면 원하는 방향과 비거리 퍼팅이 만들어진다.

이렇듯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서 만들어지는 골프스윙이라면 심리적 요인을 염두해 둔 스윙이 가능하다. 그와 함께 만들어지는 마음의 여유는 박인비의 포커페이스가 만들어진다.

골프팁
심리적 요소는 근육의 긴장으로 이어져 입스(yips, 손이나 손목 근육에 영향을 미치는 불안정한 컨디션)라는 뜻하지 않는 근육의 움직임으로 꿈을 접는 골퍼가 있다.

임경 프로｜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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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상일골프 대표, 「임박사 골프」저자, 클럽연구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