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한국여자골프의 간판 ‘메이저 퀸’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10년 만에 역대 3번째로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메이저 대회를 3년 연속 제패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지난 6월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컨트리클럽(파73·6670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총상금 350만달러·우승 상금 63만달러)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5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73타를 적어낸 박인비는 동반플레이를 한 역전의 여왕 ‘태권 소녀’ 김세영(22·미래에셋자산운용)을 5타 차로 따돌리고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 3년 연속으로 정상에 올랐다.

KPMG 위민스PGA 챔피언십은 지난해까지 LPGA 챔피언십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19언더파 273타는 이 대회 최소타 타이 기록으로 2010년 미국의 베테랑 크리스티 커(38·미국), 2011년 청야니(26·대만)가 기록했다.

이로써 박인비는 지난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과 지난 5월 노스 텍사스 슛아웃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가장 먼저 시즌 3승을 달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박인비는 우승 상금으로 52만5000달러(약 5억9000만원)를 챙겼으며 역대 LPGA 투어에서 동일 메이저 대회 3연패를 달성한 세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박인비에 앞서 패티 버그(미국)가 1937~1939년 당시 메이저 대회였던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했다.

그 이후 LPGA 투어 여자골프의 전설 애니카 소렌스탐(44·스웨덴)이 2003년~2005년까지 LPGA 챔피언십을 3연패했다.

박인비의 기록은 소렌스탐 이후 10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박인비는 세계 여자 골프 랭킹에서도 세계여자골프계의 ‘블루칩’ 뉴질랜드 교포 골퍼인 ‘천재 소녀’ 리디아 고(18·한국명:고보경)를 20주 만에 2위로 밀어내고 1위 자리를 되찾았다.

1위였던 리디아 고가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하면서 박인비의 1위 탈환이 유력한 상황에서 우승으로 확실하게 못 박았다.

그리고 박인비는 개인 통산 메이저 6승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15승을 올렸다.

메이저 6승은 박세리(5승)를 넘어선 한국 선수 중 최다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또 이번 시즌 가장 먼저 3승을 올리며 시즌 누적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해 시즌 상금 랭킹에서도 1위로 올라섰다.

김세영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한 박인비는 챔피언조에서 김세영과 양보 없는 접전을 예고했다.

특히 김세영은 지난 4월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샷 이글로 박인비를 꺾고 우승했지만 이번에는 박인비의 벽을 넘지 못했다.

두달여만에 김세영을 다시 만난 박인비는 정확한 아이언샷과 퍼트로 침착하게 타수를 줄여나가며 설욕전을 펼쳤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박인비와 김세영의 경쟁이 초반부터 치열했다.

2타 차를 따라잡아야 하는 김세영은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박인비를 위협했다.

김세영은 2개홀 연속 보기를 범한 직후 5번홀부터 8번홀까지 4홀 연속으로 버디를 기록했다.

8번홀까지 보기 2개를 적어냈지만 버디 5개를 뽑아내 이 때까지 2타를 줄인 박인비를 1타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김세영은 9번홀(파5)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승부가 사실상 갈렸다.

버디가 예상된 이 홀에서 김세영은 세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15m를 남기고 무려 네 차례나 퍼트를 하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이 홀에서 박인비는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넣어 김세영과의 격차를 1타 차이에서 순식간에 4타로 벌렸다.

박인비는 후반 들어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10번홀(파4)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고도 버디를 잡아내며 1타를 더 줄였고 이후 안정적으로 파 세이브를 이어갔다.

김세영도 이 홀에서 버디를 잡고 12번홀(파5)에서 다시 1타를 줄여 3타 차로 좁혔다.

하지만 13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 언덕 러프로 날아가 레이업을 하는 등 고전 끝에 다시 보기를 적어내 박인비와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박인비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인 뒤 버디 퍼트로 마무리하며 메이저 3연패를 자축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56홀 연속 노보기 행진을 벌였다.

박인비는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 자신도 믿을 수 없는 일을 해냈다”며 기뻐했다.

박인비와 챔피언 조에서 함께 플레이한 김세영은 최종 합계 14언더파 278타로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차세대 기수’ 알렉시스 톰슨(20·미국)이 최종 라운드에서 7타를 줄여 최종 합계 12언더파 280타로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장타자’ 브리트니 린시컴(30·미국)이 최종 합계 11언더파 281타로 4위를 차지했다.

한국 여자 골프의 ‘차세대 에이스’ 김효주(20·롯데그룹)는 미국 진출 이후 첫 홀인원을 기록한데 힘입어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8언더파 284타를 기록해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효주는 제리나 필러(30·미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8·스웨덴)와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

김효주는 145야드 짜리 파3, 14번홀에서 친 티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었다.

2012년 LPGA 투어 신인왕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은 최종 합계 6언더파 286타로 공동 13위에 랭크됐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KPMG 위민스PGA 챔피언십’ 최종 대회결과
1. 박인비 : -19 273(71-68-66-68)
2. 김세영 : -14 278(70-68-69-71)
3. 알렉시스 톰슨 : -12 280(70-72-72-66)
4. 브리트니 린시컴 : -11 281(70-74-69-68)
5. 모건 프레슬 : -10 282(73-70-69-70)
   브룩 헨더슨 : -10 282(67-73-71-71)
7. 캐리 웹 : -9 283(68-71-72-72)
   수잔 페테르센 : -9 283(74-66-71-72)
9. 저리나 필러 : -8 284(72-70-73-69)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 -8 284(71-73-70-70)
   김효주 : -8 284(70-74-69-71)
13. 유소연 : -6 286(72-72-71-71)

사진출처=LPGA 홈페이지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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