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00세 시대, 밴쿠버에는 875명에 이르는 100세 이상의 노인분이 계신다. 이들은 어려운 역할을 하면서 이 땅에서 뿌리를 내린 ‘전투적인 이민자의 삶’을 살아온 이방인 1세대로서 건강한 삶을 지켰다.

[캐나다 밴쿠버/골프타임즈=김종섭 객원기자] 봄은 아직도 차갑고 싸늘함의 기온이 감돌고 있다. 에버그린 아카데미 수업 중에 골프 수업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오늘은 골프 강의가 있는 날이라 그레이스 에버그린 아카데미(Grace Evergreen Academy) 스쿨을 찾아 취재차 나섰다.

마침 아카데미 스쿨에 도착했을 때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로비에 들어서는데 권순욱 이사장(74세)과 정원규 교장(73세)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취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허락해 준 권순욱 이사장은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 지부에서 기자와 함께 문학 활동을 하는 수필가이다.

▲ 권순욱 이사장과 정원규 교장(사진 왼쪽부터)

한인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그레이스 에버그린 아카데미는 일 년에 봄 학기와 가을학기로 학생을 받고 있는데 벌써 8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수강일정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반 까지 이며 한 학기에 12주간의 강의로 편성돼 이루어진다.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자격요건 없이 선착순 180명까지 수강할 수 있다. 수강 신청 하루도 채 지나기 전에 신청완료가 될 만큼 이곳 노인 분들의 열정이 뜨겁다.

▲ 전체 수강자들이 수강 전에 특강을 경청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제육보쌈이 나왔다. 모처럼 한국 향토 음식을 대하니 한국에서의 여정을 담아가는 듯했다. 맨 아래 우측 사진은 점심을 한 후에 에어로빅 하는 모습을 담았다.

강의 전 권순욱 이사장의 소개로 배성환 프로와 미리 인사를 나누었다. 전체 수강생들이 오전 수업을 시작으로 특강이 끝나면 각자 신청한 과정의 교실로 옮겨가 1교시를 맞이한다.

이후 1교시가 끝나면 점심시간이 되고 식사가 끝난 후 2교시 수업이 계속 진행된다. 골프 강의 시간은 점심시간이 끝난 2교시로 잡혀 있다.

▲ 배성환 프로의 열정적인 명 강의가 시작되고 진지함 속에서 계속되는 질문이 던져진다. 이국에서의 골프 강의를 잠시 들을 수 있었던 색다른 감회는 의미 있던 날로 기억됐다.

이사장님과 함께 점심을 한 후 안내를 받아 골프 강의가 있는 교실로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10명 남짓한 노인 분들이 앉아서 강의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강의 전에 미리 인사를 나누었던 배성환 프로의 강의가 시작됐다. 수업 내용은 벙커 샷을 하는 요령과 자세를 시작으로 열띤 강의와 수강자들의 질문이 뜨겁고 사뭇 진지했다.

잠시 강의를 지켜보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빠져나오는데 비가 다시 뿌려 되기 시작했다

아카데미에 골프 강의 과정도 있어 취재차 들렸던 오늘의 여정은 맛있는 점심과 많은 것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 됐다.

밴쿠버에는 100세 이상 노인분이 875명에 이른다고 한다. 100세 인생의 시대라서 일까 대부분 70이 넘으신 분들인데도 건강해 보였고 의욕이 남다름을 느낄 수가 있었다.

건강해야 모든 것들을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의욕을 수반한다, 더구나 스포츠는 움직임이 활발해야 하는 운동이기에 건강이 뒤받침 되어주지 못하면 할 수 없다.

그들은 이방인으로서 1세대의 어려운 역할을 하면서 이 땅에 뿌리내려 왔다. 그런 만큼 ‘전투적인 이민자의 삶’이란 수식어가 늘 붙어 다닌다.

타국에서의 삶이 힘겹고 그리움에 점철됐듯이 그분들의 노후가 서로의 가슴과 가슴이 이어지고 서로 의존하는 삶이 절실히 필요한 부분 중 하나이기에 오늘도 그분들의 열기가 뜨거웠던 것은 아니었나 싶다.

이제 그들은 1.5세대와 2세대에게 생활의 영역권을 내어주고 남은 노후를 보람되게 찾아 즐기고 있다.

멀지 않아 찾아올 노후는 우리가 모두 겪고 가야 할 일들이기에 소홀하고 혹은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일들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이번 취재를 허락해 주시고 도움을 주신 권순욱 이사장과 정원규 교장에게 이글을 통해서 고마움을 전한다.

김종섭 캐나다 밴쿠버 객원기자｜majuba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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