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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정의 시詩 공간의 자유 1회] 나서기를 잘했다

모르는 인연도 푸근한 전철 안에서 박선정 시인l승인2024.02.07l수정2024.02.0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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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박선정 시인] 1세대 베이비부머로 겨울이 시작되는 12월 어느 날 요양병원 야간당직 끝내고 쉬는 날이었다.
한숨 자고 집에만 있기 무료해 무작정 집을 나와 1호선 연천행 전철에 승차했는데 사람이 붐벼 자리가 없었다.

젊은이들 보다는 노인들만 절반 넘게 더 많았기에 자리에 앉기가 쉽지 않았다.
연천역이 개통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종착역 끝까지 가는 이가 많아 비는 좌석이 없었다.

다리가 아파 내리는 좌석이 있나 기다리다가 마침 양주역에 내리는 사람이 많아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으니 시린 엉덩이가 따뜻해지면서 왠지 기분이 좋고 푸근해졌다.

생각해 보니 ‘아! 이럴 수도 있구나’ 싶은 게 비록 서로 얼굴은 몰라도 살아 있다는 것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메모를 해 두었다.
그리고 나중에 시를 한 편 지어 보았다.
참 감사한 일이다. 살아있다는 우리 서로가....

나서기를 잘했다

전동차
여행이
새로 태어난 듯

무심하고 무딘

감성 자극할 줄이야

어제가 오늘
오늘이 어제처럼
인연으로 묶인 죄석
무심코 앉으니

모르는 이
앉았던 자리가
이리 따뜻할 줄이야

본적도 없지만
엉덩이로 느낄 수 있는 푸근함
살아있음은 늘 새롭다.

시인 박선정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수석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현실에 직면한 시들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튼실한 문학인의 길을 가고 있다. 시와수상문학 문학상과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 ‘젊은날의 초상’ ‘잊어야 할 것이 있다면 내일’ 등이 있다.


박선정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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