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은 참으로 귀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한 송이의 꽃에도 심오한 기운이 깃들어 있듯이 한 사람의 삶에도 헤아릴 수 없는 감사의 마음으로 삶이 이루어진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수화(수어)를 배우며 청각장애인들과 인연이 되었다. 수어는 청각장애인들의 언어이다. 수어를 배우기 전에는 말을 못 하고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들의 아픔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 했다. 물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누군가의 말을 들으며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감사함도 느낄수 없었다. 그때까지도 사람이 말을 하고 듣는다는 것은 당연하디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 꾸준한 교육으로 그들과 소통하면서 부터 장애인을 이해하게 되었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들을 수 있는 감사함을 깊히 느끼며 사회복지를 전공하였다. 바로 사찰을 복지실천의 장으로 변경하여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여 30여년 변함없이 그들과 함께하고 있다.

신도들이 사용하던 강의실을 장애인 직업재활 시설로 등록하여 발달장애인들이 매일매일 출근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들의 부모님들도 자식의 장애로 아픔도 있었지만 사회의 현장에서 떳떳하게 활동하는 모습에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전공을 잘 택한 것 같아 보람을 느끼게 된다.

광림사는 장애인들의 쉽게 드나들며 기도할 수 있도록 신행 공간으로 활용하며 책꽂이에는 점자 경전 및 수어책이 가득 진열되어있다. 새해를 맞아 멋진 갑진년을 열어가기를 발원하며 불심(佛心)을 안고 멀고 가까움에 관계없이 신년법회에 동참했다. 멀리 강원도 춘천에서도 새해 법우들과 신행 활동에 대담을 나누고 싶어 동참했다고 해서 큰 박수를 보내주었다.

지체장애인과 시각장애인들은 혼자서 이동이 어려움으로 봉사자의 손을 잡고 법회에 참석한다. 청각장애인들은 육체는 건강하여 혼자서도 사찰에 마음대로 드나들고 있으나 법문의 소리를 듣기 어렵기에 수어로 통역을 해 주어야 법문을 이해하는 실정이다. 그들은 항상 자신을 위해 봉사해주는 분들의 감사함에 가슴 깊이 간직하며 아울러 보답하기 위하여 더욱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자신의 장애에 고통스러움보다 깊은 신심으로 긍정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말을 들을때 우리는 가슴속에서 파동을 일으키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정말로 많은 은혜가 있다. 우리 서로 감사를 알고 은혜를 갚는 노력은 자신의 영역을 넓히며 자신을 더욱 복되게 하는 실천이므로 멋진 삶의 기틀이 될 것이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