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능인 스님, 시인] 우주를 제외하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몇 종류나 될까. 아무리 물질문명이 발달한 첨단의 학문을 동원한다 해도 이것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생명체, 현미경을 통해야만 볼 수 있는 생명체, 그리고 일 만조분의 일을 볼 수 있는 슈퍼 현미경이 있어야만 볼 수 있는 생명체 등, 그로 인해서까지 볼 수 있는 미진의 생명체 등을 다 파악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렇게 사람뿐만 아니라 물질문명의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많은 생명체 중에서 사람의 몸을 받았다는 것은 그야말로 우주 삼 라 속에 떠다니는 보이지 않는 티끌하나가 선택된 것과 같은 행운임이 틀림없다. 물론 어떤 생명체든 태어나면 한생을 주어진 환경에 따라서 살기마련이다. 그렇지만 사람처럼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말을 하고, 의식적으로 체감하며, 마음으로 판단하여 행동으로 옮기며, 지혜를 갖추고 있는 생명체는 없기 때문에, 이것은 절대불변의 보배임이 틀림없다.

사람은 이렇게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가 분명하다. 다른 생명체들이 갖추지 못하고 있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끝없는 불평불만 속에서 행복한 삶보다 오히려 불행한 삶의 길을 가고 있다.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많은 종교인들도 함께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을 없애야 한다. 마음을 비워야 한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

나름대로 사람이 갖추고 있는 절대적인 행복의 요건을 활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깊은 골을 따라 흐르는 메아리처럼 오히려 혼탁한 삶으로 불안만 가중되고 있을 뿐이다. 이제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육근을 갖추고 사람 몸 받아 태어난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절대적인 존재인지, 그래서 존재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을, 그러나 주어진 현실적 모든 것을 받아드리고 순리를 따른 삶에는 무한인내가 필요하다.

시인 능인스님은
행복사 주지스님으로 수행자이자 예술인. 시집 ‘능인의 허튼소리’를 출간한 스님은 음반 ‘마음의 향기’ 17집의 작사ㆍ작곡ㆍ편곡한 한국음반저작권협회 회원이며, 430여회 봉사한 공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