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꽃 피고 새가 울면 더욱 더 보고 싶은 아름다운 그 모습 어머니 얼굴 잡은 손 뿌리치고 돌아선 이 자식은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못하고 한평생을 불효함에 가슴을 조이며 소리 내어 불러보는 그리운 어머니 만수무강 하옵소서~ 내가 부른 소리의 향기 2집에 실린 사랑하는 우리 어머니 노래 가사이다. 세상의 어머니들은 오로지 자식에 대한 헌신으로 일생을 사시는 분들이다. 나는 어머니에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담아 시를 쓰기 시작했고 그 시에 능인스님이 노래를 만들어 주셔서 자주 부르고 낭송하며 모든 어머님들의 감사함을 되새기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어머니라는 단어는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어릴 때 어머니의 손을 잡고 절에 따라 다니던 인연으로 부처님과 인연을 맺고 출가하였다. 내가 불교의 기본교육을 마치고 장애인들을 위한 법회를 위한 법당을 마련했을 때 어머니가 보따리를 싸들고 오셔서 나와 합류하셨다. 4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어머니는 나의 손을 놓지 않으신다. 절에서 공양주의 역할을 하며 법당을 청소는 물론이고 온갖 살림을 맡아서 일을 하시며 남은 시간엔 기도를 하시면서 생활 하신다.

초반기에는 “어머니가 옆에 계시면 제가 수행자로서 약해 보여요. 아버지도 계신데 집으로 돌아가셔서 편안히 사세요.” 미안한 마음에 이렇게 말씀드리면 “스님, 제가 공양주 역할이라도 하고 싶어요. 공양주 월급으로 나갈 돈을 장애인들 후원하시는 데 쓰세요.” 하시면서 곁을 떠나지 않으셨다. 지금도 새벽 예불을 올리며 경전을 독송하시며 출가한 자식이 만인을 위한 보살행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하시며 응원 하신다.

올해로 어머니가 98세의 생신을 맞게 되어 동생들과 몇 분의 보살님들이 모시고 자주 여행도 다니며 축하해드렸다. 왠지 부족한 것 같아서 웨딩홀을 빌려서 많은 분들 모시고 공양을 대접해 드리려고 하니까 요즘 어려운 생활에 안 된다며 반대하셨다.

나는 고민하다가 작년에 편찬한 시집 출판기념회를 겸한 행사라고 설득하니 그때서야 호응하셨다. 나는 작은 음악회를 준비하며 어머니의 생신을 축하하며 장애인들과 많은 신도들을 모시고 식사를 대접하고 감사의 선물도 준비해드렸다. 멋진 행사라며 일면 큰스님께서 오셔서 축사를 해주시고 마하무용단 회원들의 멋진 춤사위와 난타공연으로 행사의 문을 열고 간단한 출판기념 북 콘서트도 진행했다. 2부는 불자 가수들이 오셔서 흥겨운 노래로 어머니와 노보살님들의 만수무강을 발원하며 축하해주시니 어머니도 함께 춤을 추고 즐거워하셨다.

그날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니 어머니는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스님이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하시며 손을 꼭 잡아주셨다. 그리고 어머니는 다음 생엔 당신도 출가자가 되어 스님처럼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베풀며 살기를 발원하신다고 한다. 어머니는 스님과 함께 있는 동안 마음으로 출가하셔서 수행하고 보살행을 하게 되어서 고맙다며 지금부터 더욱 열심히 정진하자고 하시더니 기쁨을 눈물을 흘리시며 안아주셨다. 다시 한 번 어머니께 감사드리며 만수무강 하시기를 기원 드린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