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창문을 세차게 두드리며 내리던 굵은 비가 떠다니던 미세먼지를 날려보내고 흔들리는 마음까지 맑게 씻어주며 떠났다.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에는 구름사이 비추는 햇살에 계곡마다 운무가 집을 찾아 떠다니며 앞뜰에는 이슬을 머금은 꽃들이 편안히 미소 지며 반겨준다.

산과 들 자연이 우리들의 힘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고마움을 느끼는 순간이다. 꽃을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상쾌해진다. 그래서인지 내 방에는 생화는 물론이고 다육이와 꽃 예술 작품들이 가득 전시되어 그들과 눈맞추고 대화하며 마음을 나눈다.

오늘은 장애인 직업재활원 친구들이 어머님께 선물할 꽃바구니 만드는 수업이 있어 새벽부터 꽃시장에 갔다. 그곳에는 형형색색 아름다운 꽃들이 반겨주어 한참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예쁜 꽃을 한 아름 안고 왔다. 엄마를 생각하며 한송이 한송이 모아서 꽃바구니를 만들어 드리는 선물에 어머니들은 깊은 감동을 하며 기뻐하실 것이다.

원생들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작품을 보면서 자기 나름대로 꽃을 자르고 꽂으면서 신기해하면서 열심히 만들었다. 작업을 마치고 퇴근할 시간이 되자 하나같이 꽃바구니를 들고 어머님께 드릴 준비를 하는 모습에 우리는 덩달아 싱글벙글 좋아하며 박수를 보냈다.

꽃은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움을 전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복지대상자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장애인과 어르신 및 안정을 요하는 모든 이들에게 꽃을 이용한 원예치료가 활성화 되고 있다. 꽃 작품을 만드는 순간 신체적 정신적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희망과 심신도 안정시켜주며 표현과 창작으로 창의력도 키워주기 때문이다.

꽃이 피어나기 위해 고통의 세월을 견디야 하듯이 사람도 성취의 꽃을 피우기 위해 정진해야 의미도 느끼는 시간이다. 우리도 아름다운 마음의 꽃을 활짝 피워 향기로운 세상이 열리기를 기원해본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