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우리는 자연과 이 세상 모든이들의 덕분에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할때가 많다. 요즘 무더위에 짜증을 내며 투덜거리고 힘들어하는 이들을 자주 만난다. 잠시라도 마음을 바꾸면 무더위를 얼마든지 잊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쌀을 주식으로 삼아 밥을 먹는다. 벼는 사람들에게 영양을 보급하기 위하여 논에서 강렬한 햇빛과 더위를 이기며 자라고 있다. 잠시라도 내가 먹은 밥 한 그릇을 생각해보자. 쌀은 한문으로 쌀미(米)이다. 아래위로 8(八)이 두 개가 있는 뜻은 88번의 손이 가야만 내 입으로 들어온다는 깊은 뜻이 숨겨져 있다.

또 여름에는 많은 이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냉면을 자주 먹는다. 시원한 냉면 위에는 꼭 달걀이 올라가 있다. 그 달걀은 단백질이 풍부해서 나이에 관계없이 많이 먹고 있다. 오래전 달걀의 영양에 대해서 검색하던 중 한사람이 평균 일년에 283개 정도 먹으며 우리나라 인구가 3천만이라면 일년에 84조의 계란이 소비된다는 끔찍한 기사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돈을 지불하고 마음대로 달걀을 먹고 있지만 엄마 닭도 알을 낳으면 사람들이 맛있게 먹겠지 하고 낳는게 아닐 것이다. 예쁜 병아리를 낳아서 잘 자라서 즐거운 삶을 누리라고 알을 품어주고 사랑스럽게 키울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사람들의 입으로 향하는 달걀을 보며 엄마 닭의 마음이 어떨까를 생각하는 순간 더위가 곁을 떠나갔다.

사람들에게 영양을 보급하기 위해 폭염을 이기며 자라나는 쌀과 과일은 물론이고 땀흘리며 농사짓는 농부들을 노고를 기억해야한다. 부처님께서도 “이 세상 모든 중생들의 은혜를 잊지 말고 세상 만물을 자비의 눈으로 보라”고 가르치셨다.

지금부터라도 쌀 한톨 달걀 하나를 먹는 순간 고마워하고 나도 누군가가 필요로 한다면 적극 봉사하고 베풀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바꾸었으면 한다. 결국 더위는 산과 바다로 찾아가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마음이 결정해 주는 것이니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무더위를 날려 보냈으면 한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