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도대체 날 더러 어쩌라는 거야?”

손에 들고 있는 핸드폰에서 연신 까똑까똑 울리는 알림음에 혼자 중얼거린다. 단체방에서 너도나도 한마디씩 올릴 때마다 까똑 까똑 놓칠세라 울려댄다.

매일 해 뜨면 좋은 글귀에 그림 함께하여 여기저기서 날아오고, 겹쳐지는 인사장에 답하기도 지친다. 이모티콘의 난무까지 감수하여야 한다. 응답하기에도 산만하다. 확인하지 않는 까톡이 있으면 그냥 넘기지 못하고 전화 확인까지 하는 사살형도 있다.

다 지워버리고 싶어지지만 또 나름 편리함이 있어 그냥 무시하기로 한다. 일일이 전화하기보다 가족단체방에서 보는 손주들의 사진은 사랑스럽다. 저절로 답하게 되고 기다려지는 톡이다.

프로필 사진을 보면서 현재의 상황을 짐작해보는 재미. 아! 여행 떠났구나. 아예 지워버리면 무슨 일 있나 궁금해진다. 사진도 묶어 보내면 될 것을 한 장씩 까똑까똑하며 올리는 성의에 질린다. 묶어서 보내면 저장하기도 쉬우련만 하나씩 클릭해야 한다는 건 힘겨운 일이다.

꼭 답하지 않아도 되는 사연은 통과하고 어른에 대한 예의로 몇 자 적고, 친구와 후배에겐 가벼운 이모티콘을 보내며 관심에 목 말라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글 나눔을 하여야 하는 것이 까톡의 예의(?)다.

편리함을 앞세우며 카톡의 기능이 다양해졌다. 개인 간의 대화방을 넘어 단체채팅에 통화며 화상채팅까지 가능한 거는 기본이고 쇼핑에 생일선물티켓에 돈도 주고 받으니 가히 만물상이다. 그 많은 기능을 다 활용하는 만능꾼이 있는가 하면 인사용도 정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진심 담긴 한 줄의 사연이 그립다. 마음을 따뜻하게 헤아려주는 글이 아쉽다.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고 착하지도 않으면서 착히 살라고 보내는 구절들이 식상한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려대는 알림음은 무음으로 하였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눈 뜬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누려야 할 일들이 많다. 아니 한 밤중에도 잠 안 온다고 톡을 보내 잠을 깨우기도 하는 예의 없음에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싶어진다. 먹고 자는 기본욕구부터 사소한 이야기들이 까똑까똑 속에서 삶을 만들어간다.

작은 핸드폰 안에 온 세상이 가득하니 오늘도 까톡은 쉴 새 없이 까똑까똑!!!

노경민 작가는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