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최재인 칼럼니스트] 모든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골프 역시 상대가 있고 이기고 지는 결과가 따른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상대에게 너그럽고 심판도 없으니 항의할 일도 없으며, 운동 중에 심하게 다치지 않는 비교적 안전한 스포츠로 오랫동안 즐기는 장점이 있다.

2500년 전 공자님은 “아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고 즐기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골프도 아무리 잘 치고 게임에서 이겼더라도 진정 골프를 즐기고 좋아해야만 한다.

골프는 라운드에 앞서 초보 때와 같은 설렘이 없더라도 철저한 사전 준비와 함께 중요한 몇 가지를 꼭 명심할 필요가 있다.

몸과 마음의 컨디션
1. 건강한 체력 : 동반자의 비거리를 부러워하지 말고 평소에 체력을 단련해 근력을 키우면 분명 비거리가 늘고 18홀을 마쳐도 몸이 피곤하지 않다.

2. 고도의 집중력 : 18홀 동안 완벽하게 집중한다는 것은 프로선수들도 힘이 드는 일이지만 대부분 골퍼는 5분 남짓한 한 홀도 계속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3. 라운드 전 몸 풀기 : 젊거나 평소에 유연성이 좋은 골퍼라면 몰라도 보통의 골퍼는 몸이 경직되고, 특히 같은 자세로 장시간 운전하고 와서 공이 잘 맞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좋은 골프 장비와 복장
1. 마음에 꼭 드는 장비 : 갖고 싶은 골프채는 구매해 소중히 다루면 신기하게 그 고마움을 알기 때문에 절대 골프채를 미워하면 안 된다.

2. 자신에게 맞는 복장 : 유명 업체의 골프의류는 거품이 80% 이상이므로 필요 이상의 대가를 지불하기보다 자신에게 잘 맞고 계절에 잘 어울리는 복장으로 운동하기 편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3. 골프 소모품 용품 : 골프 장갑이나 모자, 골프화가 산뜻하면 라운드를 훨씬 즐겁게 만든다. 이왕이면 깨끗하게 유지하고 ‘보이스 캐디’ 등으로 그린까지 정확히 남은 거리를 도움 받을 수 있다면 기꺼이 장만하자.

골프 결과의 원인
1. 내 집 같은 연습장 : 프로의 멋진 샷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데, 그 화려함 뒤에는 수없는 노력과 집념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연습장에도 가지 않고 좋은 레슨도 없이 잘 칠 수는 없다.

2. 실력에 재수는 덤 : ‘공이 반 바퀴만 더 굴렀더라면 버디가 되었고, 도로를 맞고 안쪽으로만 튀었어도 파는 했을 것 같았으며, 앞 팀이 밀리지만 않았어도 오비가 나지 않았을 텐데~’라고 아무리 후회해 봤자 소용없지만 잘 치면 재수도 덤으로 온다.

3. 핑계가 상책 : 라운딩 도중에 실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실수한 자신을 탓하지 말고 잘못된 결과도 다른 이유에서 찾아야 스스로 편해진다.

철저한 사전 준비
1. 충분한 휴식 : 라운드 전날 지나친 과음이나 과한 업무는 피하고, 부득이한 상황이 있었더라도 애써 내색하면 동반자에게 좋지 않은 모습으로 보여 조심해야 한다.

2. 시간적 여유 : 라운딩하는 골프장에는 절대 늦지 말아야 한다. 보통 1시간쯤 서둘러 일찍 와서 동반자들을 먼저 맞이하면 몸과 마음에 훨씬 큰 여유가 생겨 스코어도 좋아진다.

3. 과학적 판단 : 일기예보를 미리 잘 보고 우비나 바람막이 옷을 잘 준비하며, 되도록 통풍과 보온이 잘 되는 첨단 기능의 골프복을 준비하면 계절과 관계없이 몸을 보호하고 상쾌한 착용감을 준다.

심리적인 방법
1. 아낌없는 칭찬 : 고래도 칭찬하면 춤을 추게 한다. 동반자의 멋진 샷을 자세히 관찰하고 좋은 점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면 동반자를 기분 좋게 하고, 동반자의 ‘오버스윙’이 덤으로 오기도 한다.

2. 홈그라운드 : 프로야구도 홈구장에서 더 잘하듯 자주 다녀 골프 코스를 훤히 알고 있다면 그만큼 유리하다. 그러므로 함께 내기하는 동반자는 상대적으로 코스를 잘 알지 못해 심리적 부담이 훨씬 더 크므로 되도록 홈으로 초청한다.

3. 상대에 대한 위로 : 같이 내기하는 골퍼가 1m 이내의 짧은 퍼팅을 놓쳤을 때 “아주 중요한 퍼팅이었는데 그것을 놓쳤으니 정말 아깝다”라고 좋은 뜻으로 위안해 주면 상대는 은근히 더 부담 받는다.

나만의 골프
1. 비밀병기 하나쯤 : 누구나 골프클럽 안에는 14개의 골프채가 있어도 유난히 믿음이 가는 골프채가 있기 마련이다. 왠지 그것만 잡으면 그린에 볼을 올릴 수 있을 듯한 좋아하는 골프채에 맞는 비거리를 남겨두자.

2. 내 클럽의 거리 : 정확한 내 클럽의 거리를 알고 있다면 그 거리에서는 주저 없이 그 골프채를 집어야 한다. 그런데 망설이면 자신 있는 샷이 어렵고, 그 골프채의 최상 비거리를 본인의 평균 거리로 착각하면 안 된다.

3. 나만의 징크스 : 이상하게 “첫 홀에서 볼을 잊어버린 날은 경기가 안 풀린다”거나 “쓰리 퍼팅하면 연이어서 하게 된다”는 등 사람들은 저마다 징크스가 있다. 가능하면 철저하게 피하고 스스로 만든 징크스는 절대 의식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잘 아는 지인들과 라운드에 앞서 재미 삼아 10만원씩 내어놓고 뽑기 방식 등으로 편하게 내기했더라도 경기가 끝나면 ‘내기는 그저 내기일 뿐’이므로, 쿨~하게 캐디피를 공동으로 부담하고 남은 돈은 똑같이 나눠야 서로 편하다.

왜냐하면 유명 프로선수를 제외하고 골프 내기를 잘해 집을 사거나 땅을 사 부자가 되었다는 사람을 아직껏 만나보거나 들어본 적이 없고, 그 돈을 좋은 일에 잘 사용했다는 것 또한 들어보지 못했다. <계속>

최재인 건축사

최재인 칼럼니스트  master@thegol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