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좋은 것은 어떤 설명도 필요가 없듯이 추자도에서의 1박2일은 부족함 없이 만족스런  여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추자도라는 섬 이름은 굳이 낚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섬일 것이다. 행정 구역상 제주특별 자치도에 속해 있고 생활권은 전남에 속해 있는 우리나라 서해남부 먼 바다에 위치한 42개의 군도로 형성되어 있으며 4개(상추다 하여 추자, 추포도, 횡간도)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가 있다.

추자도 이름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많은데 섬 이름인 추자(楸子)가 바로 가래나무를 뜻하기 때문이란다. 추자라고 부르는 가래나무는 서양에서는 월넛(Walnut)이라고 부르며 체리, 마호가니, 로즈우드, 티크와 더불어 서양 가구에 주로 쓰이는 최고급 목재들이고 요즘 우리가 쓰는 가구들의 대부분이 무늬목이나 시트지로 입힌 월넛이나 체리이기도 하다.

추자도 올레길에서
<기억에 남기고 싶은 것 중 하나>
눈물의 십자가는 두 살 된 아기 황경한을 두고 가야 했던 어머니 정난주 마리아의 눈물을 십자가로 형상화한 조형물이며 모정의 쉼터 언덕에서 신대산 방향을 자세히 바라보면 무언가 반짝거리는 것이 보이는데 그 조형물이 바로 눈물의 십자가였다.

좀더 가까이 다가가 잠시 나만의 기도를 해 본다.

나바론 하늘길을 따라 오르면 나지막한 언덕이 있는데 아름다운 비경이었을 그 풍광을 제대로 담을 수 없으니 마음속으로만 표현해야겠다.

추자도 자체가 큰 섬이 아니기 때문에 하추자도 내 산이나 동쪽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라면 어디든 일출을 보기에 좋은 명소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늦은 가을 마음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트레킹으로 만족을 해본다.

회장님께서 추자도의 일출은 특히 아름답다 하였건만 유명해서 담지 못하는 아쉬움은 더욱 커지고, 마음 편안하게 바람과 파도 소리가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을 눈에 담아본다.

추자도는 제주도? 전라도?
전라도와 제주도 사이에 있는 추자도는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섬이지만 1914년 이전에는 전라남도에 속해 있었으나 그 이후로 제주도에 편입되었다고 한다.

이 섬에서 한 평생을 산 어르신들을 만나 뵙고 싶었는데 좀처럼 만나기가 어려웠다. 일행 중 회장 사모님께서는 에코하우스 숙소에서 우연한 기회에 후배를 만나 세상 좁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우연은 이번 뿐만은 아니란 걸 또 한 번 실감하게 한다.

제주도 추자도는 최남단 지역으로 이곳에서 최영 장군을 신격화하여 모신다는 것은 지역적으로 특별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실재한 인물을 지역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과 결부시켜 마을신으로 모시면서 풍어를 기원하고 있다는 것 또한 특징이었다.

몽돌이 성난 파도를 어루만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해변의 몽돌은 둥글둥글 해진 파도를 다시 바다로 되돌려 보낸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작은 몽돌처럼 파도에 쏟아내면 파도 소리는 더욱 더 깊은 맛을 내고, 나는 몽돌이 빛어 내는 선율에 근심 걱정을 바다속 깊이 가라앉히고 있다.

우리가 함께한 여정, 울림, 동경으로 남겨야 하는 날을 기억하고 싶은데 비가 추적추적 내려앉은 추자도에서 해변 길을 걸어본다. 물은 천리를 흘렀을 것이고 몽돌은 천 날의 물결에 깎이고 가파른 숨소리마저 누그러지게 한다.

등대가 보이고 "자그락자그락" 내 몸도 몽돌 사이를 빠져나온다.

담쟁이

전망좋은 집 어귀
역세권없는
그늘을 암벽처럼 오르니

오늘을 완성하기 위한
어제는 미완성이었다.

에코하우스 9번방
(임옥희,김재순,이현주,윤병화,한미자,이병희) 존칭생략,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연의 순수함과 싱그러움을 동경하듯 모던한 분위기 속에서 지난날의 추억을 그리며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낀다.

황금처럼 눈부신 아름다운 석양을 못본들 어떠하리. 밀려오는 파도에 말을 담그지 않았음 어떠하리.
9번방에서는 신발 속에 모래알 탈탈 털어내는 백사장의 웃음만큼이나 하하호호 무르익었는데...이러다 배꼽 빠지면 큰일 나겠지.

단 하룻밤에 9번방은 농익은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내뿜는다.

바쁘고 각박한 삶 속에서 어느 순간 문득 찾아오는 외로움이 있었다면 모두 털어버릴 수 있는 특별했던 9번방에서의 하룻밤은 언젠가 추억으로 다시 떠올릴 것이다.

과거의 추억 그리고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던 에코하우스 9번방에서 힐링 에너지 충전완료이다.

시인 이병희는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