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박

새 각시 오던 날에 매어주신 두레박줄
서방님 고운정이 식지도 않았는데
조국이 부르던 날에 그 줄잡고 울었다

낙동강 전선에선 포성만 들려오고
애간장 다타는데 불러도 대답 없어
긴긴밤 서려둔 정(情)을 정화수(井華水)에 담는다

※ 전쟁이 남겨둔 쓰라린 지난 사연, 19세에 결혼한 지 9개월 되었는데 신랑은 62·5전쟁터로 징집되어 가버리고, 아이도 없이 평생을 시아버님을 모시고 살았답니다.
남편의 생사를 안 것은 50년 후 낙동강전선인 다부동 전투에서 전사...올해 92세인 김임선 할머니의 건강을 온 국민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김보환 시조시인은
한국문학정신 시,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시조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 등단했다. 제2회 한하운문학상 시조 부문 최우수상 수상했으며 시조집 ‘물 따라 살아가니’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