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능인 스님, 시인] 사람으로 태어나서 지금까지,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누구나 순리에 순응하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한생을 산다. 그렇게 사는 동안 몸과 마음의 쓰리고 아픔을 무수히 겪는다. 이렇듯 많은 아픔들은 모두 행복이란 자신 스스로의 작은 성 하나를 쌓기 위한 피나는 노력의 작업이었음을 알았다.

그렇게 잘나고 못나고 부귀빈천에 관계없이 행복을 찾아서 앞만 보고 간다. 그러나 그 누구도 더 이상 바랄 것도 누릴 것도 없이 행복하다는 사람은 보지를 못했다. 어쩌면 사람들의 탐욕심이 그 원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리석음을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아무도 채우지도 못하고 채운 적이 없는 행복이란 작은 그릇하나를 채우기 위한 것이 삶이란 것을 알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인생이란 길 잃은 나그네처럼 보이지 않는 세월이란 끈에 묶여 끝을 알 수 없는 미로 속에서 헤매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인가 허무한 생을 마치지만 삶과 죽음 앞에선 그 누구도 초연 할 수가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어리석음을 벗어나서 지혜로워야 한다. 무심하게 보고 접하는 사계(四季)를 보면서도 자연이 순리에 어떻게 순응하는지 살펴야 한다. 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고 여름이 되면 산천초목은 활기가 넘친다. 그러나 가을이 되면 푸르던 잎 새들은 메마른 몸으로 앙상한 가지만 남겨두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관심 없던 이름 모를 풀꽃이 더욱 더 아름답게 보이고 서산에 지는 노을이 가슴 저리도록 곱게 보이는 것은 영혼 속 초췌한 그림자의 스러짐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듯 머리에는 하얀 이슬이 내려앉고 이마에는 주름이 는다. 몸은 기력을 잃고 정신은 희미해져 갈 즈음 지난날을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생(生)과 사(死)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인 능인스님은
행복사 주지스님으로 수행자이자 예술인. 시집 ‘능인의 허튼소리’를 출간한 스님은 음반 ‘마음의 향기’ 17집의 작사ㆍ작곡ㆍ편곡한 한국음반저작권협회 회원이며, 430여회 봉사한 공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