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박관식 기자] “현재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BTS를 키운 모태가 바로 우리 부모세대의 끼와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할 수 있다. 꿈이 있었다면 늦지 않으니 지금 당장 도전해 보시라.”

이는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니어 모델 김주화 씨의 말이다.

오는 10월 5일 강남에서 「유지영 패션쇼」를 준비 중인 김주화 씨는 “지금은 시니어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는 무궁무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나이에는 우울증이 따르는데 시니어모델로 무대에 서보니 떨리고 긴장됐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열이 따르면서 우울증은 멀리 사라졌다”고 전했다.

김주화 씨는 어릴 때 연예인의 꿈을 꾼 적은 없었다. 다만 같은 세대 가수들을 보면서 부러워한 적은 있었다.

그녀는 “평소에 사진 찍기를 좋아했고, 패션 감각이 있다며 주위에서 해보라고 권하기는 했다. 60살이 되면 해볼까 막연히 생각은 했지만 진짜로 할 줄은 몰랐다. 시니어모델은 60살이 넘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시니어모델과 인연이 있었던지 오래 다니던 직장생활을 그만두었을 때 우연히 친구의 추천으로 데뷔했다. 숨겨진 끼가 있었는지 곧바로 첫무대인 워커힐호텔 한복패션쇼를 마치고 「58주점」연극에도 배우로 출연했다.

그 후 3‧1절 100주년 기념 「영조의 환생」 무대에도 서고, 몇 번의 지상파 출연도 했다. 얼마 전에는 한복모델대회 본선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메이퀸 선발대회에 참석해 샤인상을 받아 추억 속의 한 페이지로 남겼다.

처음에 반대했던 가족 적극 지원
가정주부가 난데없이 시니어 모델을 하고 연극 무대에도 서자 ​남편의 반응은 처음부터 응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노래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어려서부터 노래를 좋아해 중학교 동창끼리 모여 음악 밴드 보컬을 맡고 시니어 모델까지 한다니까 의아해하면서 싫은 눈치였다. 하지만 내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한 믿음이 있어 지금은 응원을 많이 해줘 너무 고맙다.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도 명예퇴직으로 쉬고 있다 지금은 가정에 보탬이 되려고 불철주야 힘든 일을 하는 것이 안쓰럽고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특히 믿음직한 아들(홍일)과 귀여운 아들(지우), 사랑스러운 며느리(은혜)가 열렬한 지원군으로 그녀를 적극 응원해 줘 무척 든든하다.

김주화 씨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에피소드를 전해 주었다.

그녀는 어느 날 문득 음악 밴드로 활동하면서 가족과 지인을 초대해 공연하던 중 무대에서 돌발 행동을 했다. 그날이 때마침 큰아들의 생일인 탓에 밴드를 소개하고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다 아들의 여자 친구(현재의 며느리)에게 엄마가 아들 대신 먼저 프러포즈한 것이다. 그녀가 서두른 이유는 며느리를 빨리 맞이하고 싶은 탓이었다.

그 당시 부부는 우연한 기회에 재미 삼아 타로-점을 봤다. 그때 큰아들이 쇼핑몰을 시작한 즈음이라서 함께 보게 됐다.

아들은 성공한 후 결혼하겠다고 생각하던 터라 부모가 서둘러 결혼시켜야 한다는 타로점주의 충고에 귀가 솔깃했다. 둘은 아주 금슬도 좋고 서로 아끼며 살지만, 때를 늦추면 돈 못 버는 게 아니고 36살까지 결혼 운이 없다는 바람에 그냥 지나치는 것이 꺼림칙했다.

그런 미신을 믿지 않는 그녀였지만 왠지 맞을 듯한 생각이 들어 우연한 공연을 핑계 삼아 강요한(?) 것이다. 실로 소설이나 영화 속 이야기 같다. 그만큼 센스가 있다는 얘기다.

목에 힘을 잔뜩 주고 버텨야 할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먼저 결혼해 달라고 고개 숙일 수 있을까. 그야말로 대단한 지략이다.

결국 그녀가 음악 밴드로 활동함으로써 그런 지혜가 곁들여진 용기와 배짱이 태동되지 않았을까. 만약 전업주부로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면 여느 시어머니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터이다.

김주화 씨는 미래의 며느리에게 “‘은혜야, 공연 축하해 줘 고마워. 너에게 할 말이 있는데, 우리 집의 며느리가 되어 우리에게 국수 먹여줄 거지?’ 하고 물어보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날아갈 듯이 기뻤다. 아들은 그 후 제주도에 놀러가 반지로 프러포즈해 지금은 서로 배려하고 행복하게 잘살아 너무 고맙다.”고 활짝 웃었다.

지금 아들 부부는 사업도 잘하고 있다. 김주화 씨의 선견지명이 통한 것이다. 아들은 오버핏 전문회사 애즈클로(ASCLO), 며느리는 위드모먼트(WITHMOMENT)를 운영하면서 본인들이 직접 모델로 활동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주화 씨는 “귀여운 손주 유온이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데 며칠 전 두 번째 손주가 곧 생긴다는 말을 들었다. 요즘은 아이를 갖지 않는 세대들이 많아 걱정들을 많이 하는데 우리 아들과 며느리는 애국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기특하고 예뻤다”고 자랑했다.

박관식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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