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24일 에이원CC 남, 서코스(경남 양산, 파72, 6,988야드)에서 열린 제60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 셋째 날 이동하(35, 울산 고향)는 보기 3개, 버디 4개, 이글 2개를 잡고 3언더파 69타 중간합계 17언더파 199타(63-67-69)로 단독선두에 올라 생애 첫 승에 도전한다. 16언더파 200타로 공동 2위에 오른 장이근, 박은신과는 1타 차다.

2000년 국가대표 출신으로 2004년 KPGA 코리안투어 데뷔한 투어 13년 차 이동하는 2014년 원터투어와 챌린지투어에서 우승했으나 아직 KPGA 코리안투어 우승이 없다.

이날 3번홀(파5) 3m 퍼트 이글과 14번홀(파4) 112m 샷 이글을 기록한 이동하를 대회를 마치고 만나 소감을 들었다.

▲ 오늘 경기 어땠는지?
경기 초반 플레이가 잘 풀려서 예상대로 더 치고 올라갈 거라 생각했는데 6번 홀부터 8번 홀까지 3개홀 연속보기를 범해 아쉬웠다. 그러나 14번홀 샷 이글로 분위기를 다시 탔다.

▲ 3개홀 연속보기 상황은?
6번홀(파3)에서는 과감한 버디 퍼트가 멀리 가서 쓰리 퍼트를 했고, 7번홀(파4)과 8번홀(파4)에서는 파 퍼트가 아깝게 안 들어갔다. 어처구니 없는 샷이 아니라 운이 없다고 생각한다.

▲ 긴 무명 생활, 압박감은 없는지?
KPGA 코리안투어 우승은 없지만 2014년 윈터투어 우승도 있고 KPGA 챌린지투어 우승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 자신은 무명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마지막 날 압박이 있겠지만 잘 해내리라 믿는다.

▲ 올 시즌 성적 좋은 계기는?
지금까지 시합하면서 퍼트가 잘 안됐다. 퍼트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았다. 그 스트레스가 몇 년 쌓이면서 멘탈이 흔들렸다. 지난해부터 멘탈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다. 또한 퍼트 그립을 집게그립으로 바꿨다. 오른쪽 어깨가 많이 나오는 스타일이었는데 집게그립 바꾸니 어깨 정렬이 됐다. 퍼트가 잘 되니 더 과감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는데 미국에서는 레슨 방식도 한국과 많이 다르다. 우선 멘탈 훈련을 통해 경기를 즐기는 교육을 중요시 한다. 한국에서는 골프 시작부터 부모님 권유로 하면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부모님께 혼나는 곳을 무서워해 경기 자체를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 골프 스타일은 어떠한가?
아마추어 시절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사실 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 아버지 권유로 시작했는데 레슨을 받는다거나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고 내 마음대로 골프를 쳤다. 군대 다녀오니 다른 선수들의 샷이 거의 기계적이더라. 스윙 교정을 위해 7년 간 노력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허리 부상이 심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최근에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경기하지 않고 그 상황에 맞춰 플레이하고 있다.

▲ 3번홀(파5)과 14번홀(파4) 이글 상황은?
3번 홀에서는 215m를 남겨두고 두 번째 샷을 4번 아이언으로 공략했고, 3m 이글 퍼트를 성공했다. 14번홀은 핀까지 112m 거리에서 뒤바람이 불어 52도 웨지로 샷을 했다. 짧더라도 벙커만 넘긴다는 생각이었는데 생각한 지점에 공이 떨어져 ‘컵 근처로 가겠다.’ 생각했는데 갤러리의 함성이 들려 들어간 것을 알았다. 시력이 나빠 들어가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 작년에 부상이 있었다는데?
허리가 문제가 됐다. 디스크 증상은 아닌데 앉지도 서지도 못할 정도로 아팠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검사를 해보니 근육통이었다. 제때 근육을 풀어주지 못해 허리를 눌렀던 것이다 사실 지금도 컨디션이 좋은 상태는 아니다.

▲ 국가대표를 지냈는데 동기는 누구인가?
권기택, 홍순상, 김대섭 선수와 함께 국가대표 상비군과 국가대표를 함께 했다.

▲ 동기들이 잘 나갈 때 감정이 어땠는지?
작년까지만 해도 내가 계속 투어 활동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부모님께 손 벌릴 나이는 아니었고 생각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좋은 스폰서도 만나고, 성적도 좋아 최대한 즐기면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

▲ 몇 타를 줄이면 우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지금 함께 경기하는 선수들도 무섭지만 10위권 안에 있는 선수들이 언제 어떻게 따라올지 모른다. 이 골프장에서는 그린 상태가 너무 좋아 하루에 8~9개 언더파는 순식간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날 5타 이상은 줄여야 우승에 근접할 것 같다.

▲ 최종라운드 단독 선두로 경기에 임하는 기분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부담의 강도가 달라질 것이다. 장이근 선수와는 이번에 처음 경기했는데 플레이도 잘하고 시원시원하게 경기하더라. 박은신 선수는 개막전에서 챔피언조로 경기해봐서 내일도 편안하게 플레이하려고 한다. 무리는 하지 않겠지만 소극적인 경기 운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사진제공=K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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