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자폐성 발달장애 3급 이승민(20, 하나금융지주)이 KPGA 투어(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다섯 번 만의 도전이다.

2일 군산CC(전북 군산) 부안, 남원코스(파72, 7,253야드)에서 열린 2017 제1차 KPGA 투어프로 선발전 B조 마지막 날 이승민은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 공동 10위로 상위 25명(A, B조 각 25명 선발)에게 주어지는 KPGA 투어프로 자격증을 획득했다.

KPGA 투어(준회원) 자격을 취득(2014년 9월)한지 2년 8개월만이다.

정회원 자격은 지역 예선 2라운드와 본선 4라운드 총 6라운드에서 상위 50명 내에 들어야 한다. 본선은 A조, B조로 진행되며 각 조별 25명만이 투어프로 자격을 얻는다. 25위가 여러 명이면 연장전을 통해 최종 합격자 25명을 선발한다.

부모님에게 우승의 고마움을 전한 이승민은 서울에서 태어나자마자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당시 워싱턴 주미대사관이던 아버지(이명렬 52, 현재 일본 요코하마 총영사)의 일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특수학교를 다니며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이승민은 비장애인으로 적응이 어렵고 부상이 잦아 아이스하키를 접었다. 이 때 골프에 흥미를 느끼면서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택했다.

어머니 박지애(51)씨는 “골프가 예민한 운동이라 승민이가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한다. 어느 때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 깜짝 놀랄 때가 있고 기억력이 좋아 코스와 바람도 곧잘 계산한다. 하지만 18홀을 돌면서 집중력이 떨어질까 걱정하면서 일정한 템포를 유지하라고 항상 얘기한다. 승민이는 골프 치는 게 즐거워 보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코치나 부모는 매 순간이 전쟁과도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12회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프로암에 특별 초청된 이승민은 자신이 좋아하는 허인회(30), 김재호(36)를 비롯한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을 만났다.

이승민의 합격 소식을 접한 허인회는 “정말 장하고 대단한 일이다. 지난해 동부화재 에서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정말 축하한다. 나중에 꼭 함께 라운드하면서 다양한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2016 한국프로골프대상 시상식에서 이상민은 KPGA 해피프렌즈상을 수상했다.

해피프렌즈상은 신체, 물리, 환경적 어려움 극복하고 노력하며 사회적 귀감이 되는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이승민은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이 수상 계기가 됐다.

당시 이승민은 직접 수상 소감을 종이에 적어 수십 번 반복해서 보고 또 보면서 종이가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준비해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스터스 출전이 꿈인 이승민은 일본투어 큐스쿨도 매년 응시하고 있다.

“이제 자신의 모습이 TV에 나오는 선수들과 같이 경기도 하고 TV에 나오는 거야‘ 라고 말하는 이승민은 5세 정도의 지능이지만 장애를 딛고 정정당당하게 골프를 통해 도전하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이처럼 장애를 극복하고 도전 정신과 열정에 감동하여 지난해부터 하나금융지주에서 이승민을 꾸준히 후원해오고 있다.

▲ 지난해 동부화재프로미오픈 프로암에서 허인회 프로(왼쪽)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이승민

사진제공=K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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