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바다

구름더미 뒤로
빼곡히 자라난 바람이
세상을 낙엽천지로 만들고
바다를 뒤흔든다.
총총히 엉겨드는 물결 끝으로
하얗게 번져나는 물보라
가슴에 회오리가 일고

[생각 하나]
세상을 뒤흔드는 저 바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일이 이 지상에서의 삶에서 가능할까 아무리 덧없음을 알았다고 하지만 그 바람의 실체를 벗어날 수 있을까 자칫 패배주의 발상은 아닌지 그것과 맹렬히 맞부딪히며 살아야 하는 게 맞지 않는지 신이 우리에게 생명을 부여할 때 감당해야 할 만큼 부여한 삶의 역동성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바람은 벗어나는 게 아니라 부딪히며 싸워야 하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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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노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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