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식탁은 자유로웠다 식탁으로 올라 온 모두 그릇은 개봉됐다만 두 사람에게 멀어진 두 개의 소주잔만 개봉 전이었다. 개봉박두 영화예고도 아니고 한 달사이로 두 마리 개를 보낸 눈물 사연도 아니고, 흑흑. 일주일 사이로 두 여자를 한꺼번에 보내버린 한때의 연애도 아니고… 모든 그릇들이 입을 열고 저마다 썰을 풀고, 역할을 하고, 놀고 있는 식탁에 잔 2개만이 끝내 입을 봉한 채, 역할을 유예한 채, 삭탁공동체의 한켠을 지킨다.

영혼은 식탁에 좌우되지 않는다. 밤은 이슥해지고 슬금슬금 배가 불러와도 둘은 입으로 순잔을 기울이지 않았다. 매운 주꾸미 양념으로만 배만 가득 채웠다. 영혼을 채웠다. 그리고 가벼운 세상일에 가타부타 말하지 않고 무던히 지켜보았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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