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문자 체계 연구가 박인기 박사가 우리역사연구원(동작구 사당동)에서 ‘서글(한자)의 비밀’을 주제로 지난 1월 30일과 6일 2회에 걸쳐 특강을 진행했다.

특강은 ▲전서체, 금문, 갑골문을 알아야 하는 이유 ▲훈독(訓讀)의 놀라운 사실 ▲ 반절음과 한국어발음, 한어병음, 일본발음, 광동어발음의 4개 언어 비교 ▲ 간체자 만드는 방식(가운데 획의 탈락) 등에 대한 내용이다. 박인기 박사는 우리들이 전서체, 금문, 갑골문을 알아야 하는 이유를 확실히 밝히고 있다.

오늘날 해서체 서글(書㓞)의 자형으로는 원래의 형태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발음을 알기 어려운 글자들이 많다고 지적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전서체, 금문, 갑골문을 보면 구별하기 쉬우므로 반드시 옛 글자(서글)들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年(해 년; ⼲ 총6획; niáń)에서는 발음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전서체나 금문을 보면 정확한 발음을 알 수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이’의 주요한 뜻은 ‘말하는 이가 듣는 이보다 자기 쪽에 가까이 있는 사물이나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을 말한다. ‘이’에서 종성 ‘ㄴ’을 붙이면 ‘인’이 된다. 의외로 서글 발음은 종성을 붙이거나 떼는 사례가 상당히 많이 나타난다. ‘인’은 ‘人’의 음독(발음)이 되며, 훈독(뜻)은 ‘사람’이 된다. ‘人’은 ‘千(쳔)’의 성부(소리)이며, ‘千’은 ‘秊(년)’의 성부가 된다. ‘이(사람의 뜻)⇨ 人인(rén)⇨ 千쳔(qiān)⇨ 秊년(nián)’ 즉 ‘인 ⇨ 쳔 ⇨ 년’의 순서로 성부가 변천된 것이다. 박인기 박사는 ‘본래 글자인 秊(년)은 예서체가 생기면서 年(년)으로 바뀌는 바람에 음독의 근거가 사라져버렸다. 지금의 음독과 자형에서는 상관관계를 전혀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전서체나 금문에서 인(人)의 자형이 생생히 살아 있음을 볼 수 있다.’고 그간의 연구에서 밝혀낸 게 큰 소득이다.

소전은 기원전 221년에 진시황 시대에 문자통일의 일환으로 생겨난 것이다. 진나라 훨씬 이전의 문자였던 갑골문은 이후 2,100여년이 지난 1899년에야 비로소 그 존재를 알 수 있었다. 발견 후 소전과 비교를 해보면 갑골문과 금문이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衆중, 尿뇨, 射사, 監감, 尞료, 冓구’의 갑골문과 금문 자형을 보면 너무나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다. 이처럼 ‘전서, 금문, 갑골문을 통하면 본래 훈독을 쉽게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음독도 기억하기가 훨씬 쉬워 학습에 효과가 크다.’고 그는 주장한다.

또 ‘소’의 어원은 ‘쇼’였으며, ‘쇼’의 훈독이 변해 음독 ‘유’가 된 것이다. ‘유’가 바른 음독인데 현재는 ‘우’로 단모음화 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기서 ‘소’는 훈독이고 ‘우’는 음독으로 되어 있다.

특히 그는 강희자전 등의 반절음을 모두 섭렵하고 음독을 총 정리하다가 음독과 훈독(訓讀)의 놀라운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발음표시를 하는 반절음의 근원에 한국인들이 그동안 단순히 훈독으로만 생각해 왔던 것들이 음독과의 관련성이 있으리라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훈독이 상당수 서글(한자) 음독의 뿌리가 되고 있음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특히 독음의 근원을 알 수 없었던 회의자(추상적인 글자)의 음독비밀이 훈독에 숨어 있었다. 나아가 중국어나 일본어의 고대어로 음독근원의 설명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여기서 ‘훈독’은 ‘뜻’이고 ‘음독’은 ‘소리’이다. 즉 ‘훈독’은 ‘뜻풀이’이다.

또한 훈독에 따라 장단음이 달라지는 문자(서글)들이 많다. 기존의 표기법 미비로 장단음을 억지로 외워야 하는 학습은 매우 큰 부담이었다. 장음 표기법을 제정해 문자로 사용하면 간단한 문제라며 쉽게 알 수 있는 문자를 독창적으로 만들기도 했다. 박인기 박사는 우리문자를 세계화 한다는 일념으로 1980년부터 40여 년간 세계 각국 문자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박인기 박사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부산대학교 대학원 독어독문학과 석사학위 취득 / 부산대학교 대학원 독어독문학과 박사학위 취득 /부산대학교 독일어 강사 역임/ 1980 ~ 2016년 현재까지 세계 각국 문자 연구 매진.
<박사학위논문> 현대 독일어 명사의 성에 관한 연구 <저서> 1992 3 AUTO-MEMORY ENGLISHⅠ/ 1992 5 AUTO-MEMORY 漢字Ⅰ/ 1992 7 현대 독일어 전철동사 모음집 / 1993 4 K.O. EnglishⅠ~Ⅳ권 등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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