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왼손잡이였던 벤 호건 어린시절 집안 환경 때문에 오른손잡이로 골프 입문

[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미국 텍사스 더블린 출신의 골프계의 전설적 인물 벤 호건(Ben Hogan, 1912년 8월 13일 생)은 치밀하고 집념어린 노력의 골퍼로 세계 골프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샘 스니드 처럼 화려한 스타일도 보비존스 같은 귀족적인 면도 없었지만 그는 팬들의 우상이었다. 골프코스에 들어서면 정확하게 자로 챈 듯 계산하는 철두철미한 게임을 지켜보며 팬들은 숨을 죽이곤 했다.

보수주의자였던 그는 완벽한 성공률을 확신할 수 있을 때만 대담한 플레이를 전개했다 그리고 경기가 열리기 2주 전 골프코스를 답사하여 메모하고 연구한 뒤 경기에 임했다.

2차 대전 전후 골프계는 벤 호건의 시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1949년 승용차를 몰다 버스와 충돌 치명적인 교통사고로 다시는 골프선수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선고를 받았음에도 주치의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엄청난 연습과 불굴의 의지로 건강을 되찾은 벤 호건은 집념의 골프인생을 다시 개척했다.

1950년 골프대회에 참가 미국오픈 우승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1951년 미국오픈에서 67타를 기록한 벤 호건의 최종 라운드는 골프 역사상 가장 훌륭한 경기로 회자(膾炙)되고 있다. 1953년 전미오픈 우승과 마스터즈 2회 우승하면서 보비존스에 버금가는 선수라는 평가를 얻었다. 1953년 한 해 동안 전미오픈, 전영오픈, 마스터즈를 휩쓸었다.

벤 호건의 소원은 전미오픈 5회 우승이었으나 그 소원은 이루지 못했다. 1955년 샌프란시스코의 전미오픈에서 연장전까지 가며 우승을 눈앞에서 잭 플렉에게 아깝게 넘겨줬다. 벤 호건은 그 이후 다시는 전미오픈 우승을 꿈꾸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50세 되던 1962년 골프계를 은퇴했다.

9살 때 아버지의 자실로 불후한 어린시절을 보낸 벤 호건은 골프장 캐디 일을 하면서 골프를 배웠다. 원래 왼손잡이였던 그는 어려운 집안 환경으로 당시 귀한 왼손잡이용 골프채를 구입할 수 없어 오른손으로 골프를 배웠다.

1929년 PGA(미국프로골프협회) 입문한 벤 호건은 1946년 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1953년까지 PGA 선수권대회 2회(1946, 1948), US오픈 4회(1948, 1950, 1951, 1953), 마스터스 토너먼트 2회(1951, 1953), 브리티시오픈 1회(1953) 등 메이저 대회에서 경이적인 업적과 진 사라센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흰 모자에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으로 유명한 호건은 생애 네차례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획득한 4명의 전설적 골퍼중 한명이며, 통산 메이저 대회 9회, PGA(미국프로골프) 투어 63회 우승 기록을 세우면서 샘 스니스(81승), 잭 니클로스(73승)에 이어 3번째 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세계 골프사에서 가장 위대한 골퍼 중 한사람인 벤 호건은 1997년 7월 25일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84세의 일기로 영면(永眠)했다.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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