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아이와 산을 오르며, 오롯이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물해주세요. 산을 걸으며 엄마 아빠의 오감을 아이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을 선물해주세요. 요즘엔 어떤 놀이를 좋아하는지,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지 친구들과 즐겨하는 장난은 무엇인지 등등 아이 말에 귀 기울이고 아이 눈높이에서 부모의 경험이나 일상을 공유해보세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걸어보세요”

특별한 책 한권이 ‘선스토리’에서 나왔다.

페이지를 펼치면 5살 아들과 중년의 아버지와 관계를 이어주는 살가운 이야기가 가득 쏟아진다.

아들은 자라면서 어머니와는 친한데 아버지와는 대화도 부족하고 데면데면 해지고 무언가 거리감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나중에 성인이 돼도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는 저만치 고개 하나를 넘어가 있는 듯 소원한 관계가 돼 버리는 것은 왜일까?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서로의 정서적 소통이 안됐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을 타개할 수 있는 한 방법론으로 5살 아버지와 중년의 아버지가 백패킹이란 매개체를 통해서 소통해가는 모습을 담은 책이다.

백패킹(Backpacking)은 경제적이고 유연한 여행 방식으로, 가벼운 배낭과 최소한의 필수품을 가지고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는 것을 말한다. 자유로운 여행 스타일로, 일정이나 계획에 유연하며 현지의 문화와 사람들과 더 가깝게 소통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특성상 산이 많아서 그런지 저자 박준형은 5살 아들과 둘이 배낭을 메고 전국의 산과 섬을 누비고 있다.

"이번 주말에 키즈카페 갈까? 산에 갈까?" 라고 물을 때, "키카"보다 “어느 산으로 갈 건데? 백패킹이야, 당일 산행이야?"라며 습관처럼 질문하는 아들과 함께 산을 걸은 지 3년째다.

든든한 말동무였던 다섯 살 아들은 일곱 살이 되어 초등학생이 됐다. 휴대전화 신호가 닿지 않는 오지로, 꽁꽁 얼어붙은 겨울 산으로, 카누를 타고 가야 하는 섬으로 떠난 이야기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랜선 이모 삼촌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기도 했다.

저자는 ‘더 많은 부모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이와 산을 오르며 오롯이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물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오르지 않았다면 몰랐을 사계절의 신비를 경험하며 아이와 나눈 대화들, 자연을 벗 삼아 즐긴 놀이를 통해 더 깊이 성장하는 부자의 이야기가 읽는 이에게 오래 머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웃고 같이 즐기며 더불어 성장하는 환경이 도래한 것이죠. 유년기의 자녀에게 이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지요. 어릴 적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아이들에게 상황에 맞는 건전한 언어와 행동, 문제해결 능력을 체득할 좋은 기회를 부여합니다. 이는 훗날 공동체 사회에서도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고 유기적인 연대감을 형성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제가 한 아이의 아빠가 된다면 스마트폰과 비디오게임이 아이를 지배하는 빽빽한 빌딩숲의 놀이터보다는 나무, 흙, 돌멩이 따위를 만지며 뛰놀 수 있는 자연환경에서 키우겠다고 꿈꿨던 적이 있습니다. 교육환경도 중요하고 배움도 놓칠 수 없지만, 그전에 올바른 마음가짐과 건강한 정신을 길러주고자 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저희 가족을 신도시의 대단지 아파트로 밀어 넣었습니다.

비록 삶의 환경을 송두리째 바꿀 수는 없었지만, 여가 시간만큼이라도 아이가 자연을 느끼고 호흡하며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 아이와 함께 걷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아빠와 함께 배낭을 메고 산으로 떠난 다섯 살 꼬마와 그의 아빠가 사계절의 신비를 경험하며 자연을 즐기는 어엿한 부자 백패커로 성장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백패킹 정보를 담은 책은 아니다.

야외 활동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깨우치고, 자아를 발견하는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다. 낮고 높은 산에서의 성취는 자존감을 고취시키고, 함께 걷는 시간은 아빠와 아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준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