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능인 스님, 시인] ‘아! 한 송이 엄마 꽃이 피던 날 하늘도 땅도 울었지, 심장의 박동이 뛰는 소리에 울 엄마는 생과 사를 헤맸지, 엄마 꽃이 피어나는 날, 이 몸은 이 세상에 났지만, 어여쁘신 울 엄마 우리엄마 이제는 시들은 하얀 꽃 한 송이, 엄마 꽃이 가엾어서 어쩌나 엄마 꽃이 가엾어서 어쩌나 엄마 꽃이 지고나면 어쩌나’ 이 노랫말은 나의음반 엄마 꽃 가사이다.

무수억겁을 지나온 이슬한방울이 마음꽃씨를 담아 어머니 몸을 의탁하였다. 엄마 꽃과 나의마음 꽃이 함께 피는 그 순간은 생과 사를 함께 겪어야하는 극과 극의 시간이다. 하늘과 땅은 팡 파레를 울리고 세세손손 내려온 선조들의 축복 속에 생(生)과 함께 또 하나 나만의 우주를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순간순간이 생(生)아님이 없지만, 이제 유한한 삶의 길로 접어들어 무한광풍을 헤쳐 나가야 한다. 걸음마를 시작으로 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성장을 거듭해야 하는 힘들고 고달픈 어려움이 있지만, 언제나 함께할 수 있는 엄마 꽃향기가 있어 두렵지 않다.

바람이 불면 바람막이가 되고, 비가 오면 우산이 된다. 눈보라가 치면 따뜻한 품으로 감싸주고, 삶의 주가 되는 의식주 모든 것을 끝없이 제공해주시는 엄마 꽃향기다. 시간이 흐를수록 당신의 꽃은 시들어간다. 꽃이 시 들면 시들 수 록 그 향기는 더욱 더 강렬하여 내 마음 속 깊은 곳까지 파고든다. 이제 그 사랑의 꽃향기는 다시 엄마의 꽃향기로 거듭난다. 참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경이로운 모습이다.

자식을 위한 그 사랑은 굶어도 배고프지 않고, 살점을 도려내도 아프지 않을 뿐 아니라 죽음마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세상에 이런 사랑은 엄마 꽃향기 아니고선 있을 수가 없다. 도대체 엄마 꽃이 어떤 꽃이기에 사람뿐만이 아니라 날짐승 아주 작은 기는 벌레와 생명 있는 모든 류(類)들이 자식을 지키기 위에 자신의 몸을 초개같이 버리는 것일까. 뱀으로부터 위험한 새끼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버리는 엄마 까마귀를 보았다. 새끼를 잡아먹은 뱀을 쫓아가서 위험을 무릅쓰고 끝까지 싸워 죽이는 까치를 보면서 또 다른 이름의 모성애에 숙연해지는 마음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엄마 꽃향기는 한없이 따사롭고 향기롭지만, 자식들이 처하게 되는 생과 사의 문턱에서는 그 무엇도 당할 수 없는 강인한 힘으로 무장하여 그 자리를 지키며 방패가 된다. 사람은 사람이니까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과 지혜를 갖추지 못한 보잘 것 없는 작은 벌레 한 마리까지도 모성애라는 엄마 꽃향기를 끝없이 발산시킨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이제 봄, 여름, 가을, 겨울, 때가 되면 시시때때로 적응하며 생존하는 자연처럼 돌고 도는 한생의 석양 길 문턱에서서 돌아보니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슴속 깊은 곳에 스며있는 엄마 꽃향기가 삶에 지친 혼탁했던 영혼마저 편안을 준다.

시인 능인스님은
행복사 주지스님으로 수행자이자 예술인. 시집 ‘능인의 허튼소리’를 출간한 스님은 음반 ‘마음의 향기’ 17집의 작사ㆍ작곡ㆍ편곡한 한국음반저작권협회 회원이며, 430여회 봉사한 공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