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요즈음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무더운 여름이다. 삼복더위라고 하며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빌딩의 실내온도가 보통 35를 넘는 실정이니 에어콘이 없으면 생활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삼복(三伏)은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으로 7월 8월에 초복 중복 말복으로 삼복을 포함하고 있다.

복날의 복(伏)자는 엎드릴 복으로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다는 형상이다. 가을의 기운이 대지로 내려오다가 아직 여름철 더운 기운이 강렬하기 때문에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여름의 기운에 가을의 기운이 세 번 굴복한다고 해서 삼복이라고 전해진다.

도시의 빌딩에서 생활하는 우리는 누구보다도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을 사랑하며 항상 곁에 두고 있다. 매일 직업재활원에 출근하는 장애인들도 도착하는 즉시 인사도 뒤로 미루고 제일 먼저 에어컨 앞으로 가서 눈 맞춤하며 땀을 식힌다. 누가 만들었는지 에어콘에서 나오는 시원한 바람이 신기하고 고마움은 잠시도 잊을 수가 없다.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도 열대야 증세가 있어서 많은 이들이 밤잠을 설치기에 가족끼리 텐트를 준비해서 야외로 나가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우리가 삼복더위를 이기려면 잠시라도 마음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 자연의 산물인 각종 나무와 아름다운 꽃들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돌과 나무, 물과 흙 바람 태양 이러한 것들은 우리에게 대가도 바라지 않고 평화로움과 안온함을 안겨주며 무언가의 진리를 전달하고 있다. “색도 좋고 향기도 좋은 꽃이 있듯이 좋은 일을 실천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름다운 만남은 우리에게 소중한 삶을 열어준다. 너무 덥다고 힘들다고 하지 말고 누군가와 마주 보고 미소 지으며 가까이 다가가서 기댈 수 있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가슴을 활짝 열고 자신을 돌아보며 자연이 주는 법문을 되새기며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눈다면 삼복더위는 우리 곁에서 멀리 떠나게 될 것이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