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강병철 시인이 시집 ‘공화(空花)’로 2023년 창조문학 시부문 대상에 선정됐다.

지난달 24일 오후 5시 종합문예지 ‘창조문학’ 강당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 강병철(삼현, 혜원 스님) 시인이 시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강병철 시인은 2015년 창조문학에서 등단해 ‘즐거운 공(空)놀이’ 등 두 권의 시집을 펴냈고 지난해 시집 ‘공화(창조문학사 발행)’를 펴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회를 맡은 유창근 주간은 ‘강병철 시인은 등단한 이후 많은 창작 활동을 통하여 우리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고 작품 즉 공화가 높은 평가를 받았기에 대상에 선정됐다’고 심사경위를 밝혔다. 이어 ‘공화라는 것은 상당히 상상적인 꽃이다. 제목에서부터 굉장히 심오한 불교적인 것을 여기서 발견할 수가 있었다. 허공에 핀꽃, 하늘에 핀꽃 또 우주에 핀꽃 등 만상이 꽃이란 이런 것들을 상상하면서 그 이미지에 심오한 언어와 놀라운 메타포가 시 속에 들어있다는 얘기들이 나와서 이번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선정 이유를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홍문표(시인ㆍ문학박사) 창조문학 대표는 ‘외로우니까 문학을 한다. 그것은 바로 영혼의 자유로움을 위해서 하는 게 문학이다. 사실 인간의 궁극적인 문제가 외로움의 문제고 자유의 문제다. 창작을 통해 외로움에서 극복하는 삶이 되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인사말을 했다.

시집 해설에서 ‘강 시인의 공화는 허망하지만 허망하지 않은 꽃, 그것은 비움이 아니라 채움이고, 부정이 아니라 긍정이고, 미움이 아니라 사랑이고, 슬픔이 아니라 환희이고, 소멸이 아니라 생성입니다. 모두가 공화를 허망한 것으로 보지만 강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공화의 허망한 꽃에서 오히려 연화의 가득하고 눈부신 세계를 상상하며 공과 색의 세계를 시적 상상력을 통하여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습니다’고 홍문표 문학평론가는 평가했다.

강병철 시인은 소감에서 ‘종교와 문학은 불이 관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불교의 선 수행을 오래도록 하다 보니까 마음에서 원하는 대로 한 구절 한 구절 적게 됐고 그게 시가 되고 이게 모이다 보니까 또 시집이 되고 그렇게 해서 시집으로 묶게 됐습니다. 불교에서 모든 존재하는 것은 변한다고 하는 것이 공(空)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만공선사의 세계일화(世界一花)라고 주창하셨듯이 세계에 존재하는 것은 하나의 꽃이라고 우리가 생각할 수가 있어요. 불교에서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제가 공부하는 것이 곧 꽃이 공이고 공이 곧 꽃이다. 이렇게 비유를 들어서 이 세계의 모든 것을 하나의 공화라고 표현해 봤습니다.

또 창조문학과 인연을 맺어 주신 고 이상일 시인님과 이 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고 답했다.

다음날 평소 불교와 깊은 관련을 가졌고 창조문학과 인연을 잇댄 이상일 시인이 잠들어 있는 인천가족공원을 찾아 유고집을 챙기고 헌시를 하면서 참배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거제시 바다가 보이는 관음사의 주지로 있는 강병철 시인은 ‘앞으로 펼쳐진 남해 바다 그 바다 위를 나는 갈매기에다 실어보는 삶의 무거움 그 역학관계를 지우니 빈 배처럼 가볍다는데 배의 무게는 그대로 바다에서 출렁이고 있다. 공화(空花)는 천부경의 무(無) 혹은 0의 의미로 확산시켜 놓고 있어 너무도 큰 것인데도 무게가 실리지 않으니 무거운 삶이 가볍기만 하다. 향후 불심의 정수를 드러내는 법어 공(空)을 시리즈로 내고 싶다며 벌써 ’공가(空歌)‘라는 제3시집 준비에 들어갔다.

한편 이날 문학상 시상식 및 축하행사에서 122회 시부문 신인상을 받은 오정자 시인 등 6명도 신인문학상패를 받고 늦깎기 시인의 길로 선뜻 들어섰다.

시인 강병철
1956년 제주 서귀포 하원 출생, 서귀포 남주고등학교 졸업, 해인총림 해인사 승가대학 대교과 졸업, 동국대 불교대학원 불교학과 수료, 고려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졸업, 원광디지털대 동양학과 졸업, 거제시 남부면 가라산 관음사 주지,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5년 창조문학 시(詩) 부문 등단, 2015년 시집 ‘즐거운 공(空) 놀이’ 출간, 2016년 제11회 코리아 파워 리더 대상(불교문화진흥부문)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