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유동완 기자]

▲ 단독 선두 강경남 10번홀 드라이버 티 샷

"긴 러프를 피해라"

비, 바람을 동반한 악천후 속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 원)가 막을 올렸다.

6일 경남 양산 에이원cc 남, 서코스(파70. 6,950야드)에서 열린 1라운드 특명 아니 특명이 선수들의 입에 오르기 시작했다. “긴 러프를 피해라” 지난해보다 50mm가 더 길러진 러프(100mm)가 문제였고, 긴 러프는 발목까지도 빠졌다.

1라운드 13번 홀(파5) 상황이다. 2018년 우승자 문도엽(29), 디펜딩 챔피언 이원준(35. 호주), 2주 전 KPGA 오픈 우승한 이수민(27)이 한 조로 티 샷에 나섰다.

티 샷을 긴 러프로 보낸 문도엽은 발목이 빠진 상태에서 두 번째 샷을 했고, 약 100mm의 러프에서 친 세 번째 샷이 그린 옆 프린지에 떨어져 결국 파로 그 홀을 막아냈다.

반면, 이원준과 이수민은 긴 러프를 피한 플레이로 버디를 잡아내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이렇듯 이날 경기는 비, 바람은 러프에 비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5년 연속 대회가 열리는 에이원컨트리클럽은 지난해보다 러프 길이가 배가됐지만. 그린(3.3mm), 티잉 구역(12mm), 페어웨이(18mm)의 길이는 2019년과 동일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짧았던 그린 주변 러프 길이가 올해는 60mm로 세팅 됐고, 마지막 18번 홀을 비롯해 주요 홀의 페어웨이 폭이 15~20m로 좁아 양옆 러프의 공포감은 한 층 더 상승한 상태다.

악조건을 다 갖춘 1라운드, KPGA 코리안투어 통산 10승의 강경남(37)이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적어내며 ‘악어’ 맹동섭(33. 3언더파) 등 공동 2위 그룹에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날 강경남은 파3 4개 홀에서 17번 홀만이 그린을 놓치며, 페어웨이를 6차례 지켜냈다. 반면 7차례 티 샷을 러프로 보낸 결과치곤 호성적을 거둔 첫날이었다.

경기를 마친 강경남은 “바람이 강하게 불어 방향도 예측할 수 없었다. 경기를 시작 전 ‘오늘 점수를 줄이기 힘들 것 같다’라고 생각하기도 했다.”며 “경기 초반 티 샷을 페어웨이에 적중시키는 데 몰두했고, 중거리 퍼트가 잘 들어가 이 정도의 스코어를 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대회들은 모두 러프도 짧고 페어웨이도 넓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공이 러프에 빠지면 공을 빼내기 힘들 정도로 러프 길이가 길다.”며, “코스 매니지먼트를 잘 세워야 할 것 같다. 해외투어에서도 활동해 보고 그랬지만 이번 대회처럼 러프가 긴 대회는 처음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KPGA 코리안투어 통산 10승의 강경남은 지난 2017년 카이도 남자오픈 우승 이후 우승이 없다. 코리안투어 17년차 강경남이 1라운드 상승세를 이어 63년 전통의 KPGA 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공동 2위의 맹동섭은 보기 없는 플레이로 버디만 3개를 그려내며 3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이날 맹동섭 역시 티 샷이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하고 10차례 러프와 벙커로 보냈지만, 단 하나의 보기도 기록하지 않고 완벽한 경기를 선보였다.

2018, 19 챔피언인 문도엽과 이원준이 3오버파 공동 71위에 자리했고, 2주 전 KPGA 오픈 챔피언 이수민은 4오버파 공동 90위로 챔피언들의 위상에 못 미치는 결과지만, 에이원cc의 러프를 피하지 못한 결과물로 아쉬움을 더했다.

KPGA 선수권대회는 우승자에게 KPGA 코리안투어 5년의 시드가 주어지며 영구 참가 자격을 부여한다. 또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THE CJ CUP@NINE BRIDGES’ 출전권이 주어진다.

유동완 기자 golfyoo@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 〉